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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주간政談<하>] 소통 나선 윤 대통령…기자들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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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비서실장·정무수석 '깜짝' 발표
민주 새 원내대표에 박찬대 확정적
구직 나선 보좌직원들
日 의원들, 야스쿠니신사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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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을 소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깜짝 등장에 기자들은 당황스러우면서도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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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또 내려온다고?" 尹 브리핑룸 두 번 방문에 기자들 깜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인사를 직접 발표했어. 처음 있는 일이야. 출입기자단 반응은 어땠어?

-대통령실은 정 비서실장 인사와 관련해 브리핑 3분 전에야 공지해줬어. 그래서 부랴부랴 브리핑룸에 들어갔는데 이전 인사 브리핑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어. 브리핑룸에 입장하기 전 5~6명의 경호원이 기자출입증 패용을 요구했고 고위급 참모들이 많이 모여 있었어. 윤 대통령이 오전 10시 30분께 브리핑룸에 등장했어. 대통령실에서 사전 공지가 없었던 일이라 깜짝 놀랐어. 나중에 듣기로는 방송 보도를 위해 방송기자단 측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소개하고 생중계한다는 사실을 조금 더 일찍 공지했다고 해.

-윤 대통령은 먼저 기자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한 뒤, 마이크 없이, 원고 없이 정 실장을 소개했어. 이어 "질문 있으세요?"라며 먼저 물으며 2개 질문에도 응했어. 윤 대통령이 기자단과 공식으로 질문을 주고받은 건 도어스테핑을 제외하고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야.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이전과 너무 달라진 모습에 당황스럽기도 했어. 사전 공지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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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을 찾았다. 새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에 홍철호 전 국민의힘 의원 인선을 직접 밝히기 위해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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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번째 인사 브리핑은 10분 전에 공지됐어. '대통령이 이번에도 내려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퍼졌는데, 취재진 사이에서 "비서실장은 그렇다 쳐도 정무수석까지? 그럼 앞으로 다른 수석 인사 때도 매번 내려오신다는 건가"라는 반응이 나왔어. 그런데 윤 대통령이 정말 다시 내려왔어. 경호원들은 브리핑룸에 들어가는 취재진의 몸을 수색하는 등 경호는 오전보다 강화됐어. 윤 대통령은 한층 여유로워진 표정으로 "오전에 보고 또 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어. 이어 홍 수석 소개를 마치고 "여러분이 잘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것 없으시죠?"라며 두 개 질문을 추가로 받았어. 윤 대통령은 자유롭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듯해. '(연단에 있는) 마이크 쪽으로 오세요'라는 대변인 요청에도 "아니 뭐 편하게 하죠"라면서 마이크 없이 말을 이어나갔어.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인사 발표뿐만 아니라 다양한 언론과의 소통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해. 당선인 시절 약속했던 '언론인과의 김치찌개 간담회'와 관련해선 김치찌개와 함께 빈대떡, 족발 등을 메뉴로 출입 기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자고 참모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어. 또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언론사 대표 초청, 편집국장·보도국장 간담회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해.

-대(對)야당 소통에서도 변화가 느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먼저 회동을 제안했고, 다음 주 양자회담이 열릴 예정이야.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 정치인 출신을 기용한 것도 '소통 강화' 차원으로 풀이돼. 정 비서실장은 임명된 후 기자실을 돌며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어. 전임 김대기, 이관섭 실장들은 기자와의 접촉을 조심스러워하는 기류가 있었는데 '언론인 출신이자 5선 중진'인 정 실장에게선 확실히 노련미가 느껴졌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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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회담 제안, 낙선자 격려 오찬 등 연일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잇다. 지난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불출마·낙천·낙선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 격려 오찬 모습.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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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의 늪에 빠져 있는 여당에도 손을 내밀었어. 윤 대통령은 유력한 당권 주자인 나경원 당선인과 최근 만났다고 해. 윤 대통령과 나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친분이 있었던 걸로 알려졌어.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던 나 당선인을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에서 해임하면서 사이가 멀어졌는데 이번 만남으로 화해했다는 관측이 나와.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만남을 제안했는데, 한 위원장은 "건강상 이유"로 참석을 거부하면서 이 회동은 불발됐어. 윤 대통령은 또 지난 24일에는 낙선·낙천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쓴소리를 들었어. 이 자리에선 친윤 위주 당정 관계, 리스크 대응 능력 부족 등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고 해.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많이 성찰하고 있다. 다시 협력해서 잘 해보자"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해.

-이처럼 다양한 정치세력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야. 다만 소통을 통해 나온 의견들을 앞으로 국정운영 과정에서 얼마나 잘 반영할지 지켜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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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개원을 앞두고 여야 보좌직원들의 희비가 갈렸다. 당선된 의원실 보좌진들은 여유로운 반면, 낙선한 의원실 보좌진들은 구직 활동에 나선 상태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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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부탁드립니다" 22대 국회 구직 나선 여의도 보좌진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회 보좌진들 분위기가 극과 극이라던데.

-맞아. 22대 총선에서 승리해 돌아온 보좌진들 얼굴엔 여유로움이 보여. 여행을 다녀오는 등 자유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고. 재선에 성공한 의원실 7급 보좌진은 "국회에서 일한 시간 중 가장 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더라. 지역에서 몇 달간 선거를 치르느라 고생한 보좌진들에겐 사실상 포상 휴가 기간인 거지. 반면에 안타깝게 총선에서 진 보좌진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어. 구직활동 하느라 급한 상황이지. 한 보좌진은 "오늘도 오후 내내 이력서 쓰고 채용 공고 사이트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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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75석을 얻었다. 국민의힘은 108석을 얻어 참패했다. 21대에 이어 여소야대가 유지됐다. 사진은 국회의사당 전경.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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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 같은데, 어때.

-"급수를 낮춰서 가야 한다." 한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이 푸념하며 한 말이야. 소위 말하는 '험지'에서 뛴 보좌진인데, 질 게임인 걸 불 보듯 뻔히 알아서 선거 내내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했어. 의원은 떠나도, 보좌진들은 남아서 다른 의원실을 찾아야 하잖아. 선거에서 진 것도 모자라, 실직 상태이니 정신적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싶어. 반면에 총선에서 대승한 민주당은 상황이 달라. 모시던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다른 의원실로 급수를 올려서 가는 보좌진도 있어. 평소에 실력 좋기로 유명한 보좌진이라 다른 의원실에서 바로 스카우트한 거지. 당적을 바꿔 타당으로 간 보좌진 얘기도 벌써부터 국회에서 돌고 있어.

-각자도생이라지만, 냉정한 여의도의 현실이네.

-그러게 말이야. 지난 21대 총선 때 보좌진들 갈 곳을 찾아준 전직 의원 A가 생각나더라. 경기도 내 박빙 지역구였는데, 선거에서 1000표 차이로 패배했어. 이후에 보좌진들이 의원실을 정리하고 있을 때 A 의원이 "내가 밤새 전화를 10곳 정도 돌렸는데 2곳에서 자리가 있다고 했다"고 전화가 왔다고 하더라. 선거에서 진 게 아쉬울 텐데 보좌진들 자리까지 알아봐 주려고 전화를 돌렸던 거야. 덕분에 A 의원실 출신 보좌관은 21대 국회에서도 일할 수 있었지. "A 의원 같은 분이 공직에 있어야 한다"고 미담을 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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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3일 '친명' 박찬대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박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기 때문이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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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 '찐명' 박찬대로 1인 찬반 투표

-민주당이 26일 차기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마감했어. 처음엔 수십 명 후보군이 언급되며 경쟁이 치열할 것만 같더니, 후보가 한명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네.

-친명계 3선 박찬대 의원은 후보등록 첫날인 25일 후보 등록을 마쳤지. 앞서 출마 의사를 밝혔던 친명계 후보군들(서영교, 김민석, 김성환, 김영진, 박주민 의원 등)이 줄줄이 원내대표 불출마를 선언했어. 이를 두고 박 의원이 단독 출마하기 위해서 친명계 간 '교통 정리'를 마친 거라는 정치권 분석이 나왔지.

-박 의원이 단독 입후보로 나서면서 통상적으로 원내대표 선거에서 실시됐던 후보 합동토론회 일정은 취소됐어. 대신 오는 5월 3일 투표 날에는 박 의원의 정견 발표와 함께 찬반 투표가 실시될 예정이야. 과반 이상 찬성하면 박 의원은 원내대표에 오를 예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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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의원이 민주당 새 원내대표가 되면 '친명' 중심의 체제가 더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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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원내대표 후보가 1명 나온 건 처음이라고 하네. 앞서 열린우리당 시절인 2005년 정세균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만장일치로 추대된 적은 있어. 다만 당시에는 천정배 원내대표가 임기 중 사퇴해서 당 수습을 빠르게 하려고 그런 거래.

-'찐명계'인 박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 체제가 더 굳어지겠네. 박 의원은 25일 최고위원을 사퇴하며 "실천하는 개혁국회, 행동하는 민주당, 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시 다진다"고 말했어. 박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고 이 대표가 오는 8월 당 대표에 연임하게 된다면, 당내 당원중심 당 운영 체제는 더 가속될 거로 보여. 대형 팬카페 등 막강한 팬덤을 가진 이 대표와 그를 지지하는 의원들로 이뤄진 당 지도부의 목소리가 커지면, 강성당원들 목소리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 같네.

-당내에서는 1인 체제 중심 당 지도부에 대한 쓴소리도 나와. 박지원 당선자는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이렇게 당이 흘러가도 아무 소리 못 하는, 아무 소리 안 하는 이런 건 아니다. 우리는 집권을 위해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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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야 의원 90여 명은 지난 23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집단 참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지 이틀 만이다. 사진은 야스쿠니신사 전경.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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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는 공물, 의원은 참배...일본의 진정한 반성은?

-일본 여야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신사에 집단 참배하는 일이 있었지?

-맞아.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여야 의원 90여 명은 지난 23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어. 이들은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으로 춘계 예대제(봄 제사)를 맞아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한 거지. 이보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자신의 명의로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봉납했어. 마사카키는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말하는데,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야스쿠니신사에 직접 참배하지 않고 이같은 공물을 봉납하고 있지.

-우리 정부는 일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에 재차 유감을 표했어. 외교부는 지난 21일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지. 지난 23일에는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지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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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5월 한일정상회담차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우리 측 환영을 받고 있는 모습.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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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차원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며?

-응.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공물 봉납과 일본 국회의원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야스쿠니 신사를 일본 정치인들이 지속해서 참배하는 건 자신들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꼬집었어. 그러면서 AP통신, 로이터통신, CNN, BBC, 뉴욕타임스, 신화통신 등 전 세계 주요 20개국 50여 개 매체에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집어줬다고 밝혔지.

-야스쿠니신사는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 등 일본이 벌인 여러 전쟁 가운데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 등 246만여 명이 합사 곳이야. 특히 A급 전범은 일본의 전쟁 패배 이후 열린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A급 전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들이지.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1년 앞 시점에서도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역사에 대한 진실한 반성이 양국 관계의 진정한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일본이 잊지 않았으면 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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