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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文대통령 오찬 거절·법사위원장 '장물' 공세…김기현, 거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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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력 투쟁에서 벗나가겠다"면서도 靑·與 견제 목소리

'여야정 협의체' '국회 백신사절단' 등 이슈 선점 시도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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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기선잡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후 "정치·권력 투쟁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지만 공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거절했고,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동시에 부동산 '여야정 협의체'와 '국회 백신사절단' 등을 제안하면서 민생 이슈 선점도 빼놓지 않았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대여 투쟁과 동시에 민생 이슈에도 당분간 주력하는 투트랙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것을 바쳐 싸울 것은 싸우고 일할 것은 일하겠다"며 여권을 향한 날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문 대통령과 만남을 거절하며 청와대와 날선 신경전을 벌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김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여건이 되는대로 만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이철희 정무수석을 통해 3일 오찬을 제안한 것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대통령과 회동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오찬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는 "검찰총장 후보추천위 투표에서 꼴찌 한 사람을 1등으로 만든 신기한 기술이 어디서 나온 건지 참으로 궁금하다"며 "예상은 했지만 뻔뻔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법사위원장'을 요구하며 대여 공세 기조를 이어갔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원내대표 경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돌려주고 말고 할 권리가 없다. 당연히 달려줘야 할 의무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법사위원장을 제외한 상임위원장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밝힌 데 대해서는 "법사위원장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김 원내대표를 두고 대여관계에 있어 강경모드 보다는 협치를 우선시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지난 30일 원내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싸워야 될 때 싸운다"면서도 "아무곳에서나 싸우지 않고 고집부리지 않겠다"고 밝히며 중도층으로 외연확대를 목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김 원내대표의 대여 투쟁은 임기 초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일시적인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임기 초반,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며 "인사청문회, 검찰총장 문제, 법사위원장 등 야권이 확실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슈에 목소리를 내지 않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외연 확장을 위한 행보도 함께 하고 있어 향후 이같은 강경 모드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백신확보를 위한 백신국회사절단과 부동산 세제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는 등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은 중도층 흡수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오는 7일 취임 후 첫 지역방문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 등을 참배한다. '보수 회귀' 논란 등을 감안해 내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외연 확장기조를 강조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는 싸울 때는 싸우고, 대안을 제시할 때는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며 "본인이 밝힌 청사진대로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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