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 1060일
2023년 12월 12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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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나를 탄핵하라고 해라.” "
‘김건희 특검법’ 관련 내용을 보고했던 대통령실 수석이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들었다는 얘기다. “문재인 검찰이 이미 아내를 탈탈 털었다”고 격노하는 대통령 앞에서 그 어떤 참모도 특검법에 대한 압도적 찬성 여론을 제대로 거론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정부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공정과 상식’은 김 여사 문턱 앞에서 번번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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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등 공신은 아내”
지난해 ‘세계자살예방의 날’(9월 10일) 김 여사는 마포대교를 깜짝 방문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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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가 매번 하는 말이 있어. 고비고비마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과 함께 결정하고 판단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이야.”
2012년 51세 검사 윤석열은 띠동갑 연하인 전시기획자 김건희와 대검찰청 결혼식장에서 식을 올렸다. 결혼에 반대하는 부친을 설득하기 위해 동창들을 동원했을 만큼 김 여사를 향한 윤 전 대통령의 마음은 컸다. 시간을 분초로 쪼개 썼던 검찰총장 시절에도 자신의 징계 문제로 몸져누운 김 여사를 보려고 점심시간에도 집에 들렀다. 요리사가 돼 제육볶음과 낙지볶음을 만든 뒤에야 대검찰청으로 복귀했다는 스토리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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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속실 폐지’란 패착
2023년 11월 9일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구조견을 쓰다듬는 김여사. 김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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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는 대선 때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허위 경력 의혹에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거듭된 논란에 정무팀을 붙이자는 참모도 있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내 말도 안 듣는 사람이다. 쓸데없는 소리 말라”고 버럭 화를 냈다. 김 여사는 점점 성역화됐다.
2021년 12월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은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법적 지위가 없는 영부인을 위한 별도 조직은 불필요하고, 김 여사는 정치를 싫어해 보좌 조직도 필요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이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정권이 출범하자 김 여사의 지시가 윤 전 대통령의 지시와 섞여 제1부속실을 통해 내려왔다. 거부하기는 더 어려워졌고, 김 여사를 보좌하는 직원들의 힘은 점점 더 세졌다. 제2부속실 폐지가 ‘김건희 리스크’의 기폭제가 돼버렸다.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 역할만 하겠다”던 김 여사의 광폭 행보에 용산엔 ‘김건희 라인’이란 말까지 생겨났다. 제2부속실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빗발쳤지만 정작 출범한 건 계엄 겨우 한 달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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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박절하지 못해서”
총선 참패 뒤 여사 라인 참모들발로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설이 돌았다. 낌새도 못 챈 공식 라인은 보도 전날 윤 전 대통령과 만찬을 했던 홍준표 대구시장 측에 “시장님이 건의하신 것이냐”며 헛다리를 짚었다.
“주말이 무섭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주말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만 다녀오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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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어 지금의 尹 있다고…김건희, 술자리 때마다 말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699
총선 출구조사에 격노한 尹 "그럴 리 없어! 당장 방송 막아!"
"비속어 썼으니" 참모들 제안…'바이든 날리면' 실상은 이랬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066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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