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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난리를 또 겪다니"...하동 산불에 주민 200여명 또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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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발생한 경남 하동군 산불 현장의 모습./사진=뉴스1(산림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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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을 겪은 경남 하동에서 일주일 만에 다시 산불이 나면서 주민들이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7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5분쯤 하동군 옥종면 회신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건조한 대기와 강풍 탓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인근 주민 200여명이 대피했다.

이번 산불은 지난달 21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해 하동군 옥종면까지 번져 열흘간 이어졌던 대형 산불 발생지와 인접한 곳에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다시 대피소 생활을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 산불 당시 8일간 대피소에 머물다 집으로 돌아갔던 70대 주민은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 있는 어머니와 함께 대피하느라 힘든 점이 많았는데 또 이런 일을 겪게 됐다"며 "농번기에 산불이 계속돼 일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또다른 주민은 "이 난리를 또 겪을 줄 몰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주민도 "이번에도 불이 길어지면 어떡하냐"면서 이웃의 손을 붙잡았다.

산불을 목격한 60대 주민은 "집 뒷산에서 연기가 올라 119에 신고했다"며 "그땐 불이 이쪽으로 오지 않아 잠깐 볼일을 보러 나갔는데 1시간 뒤 쯤 돌아오니 불이 펄펄 넘어오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불이 붙을까 싶어 집 근처에 물을 뿌리고 있는데 경찰이 와서 대피했다"며 "산불 조심 문자가 하루에 100통도 넘게 오는데 왜 또 불이 난 거냐"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후 3시30분 '산불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이 시각 기준으로 총 화선은 총 4.6㎞로 이 중 2.9㎞(62%)에 대한 진화가 완료됐다. 산불 영향 구역은 63㏊로 추정된다.

이번 산불로 현장 인근 4개 마을(상촌·중촌·월횡·고암) 주민 214명이 대피한 상태다.

이번 산불은 70대 남성이 산에서 예초기를 사용하다 불이 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남성은 자체 진화에 나섰다가 양손에 2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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