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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켜줄 줄 알았는데.." 구심점 잃은 관저 앞 지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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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더 힘차게 싸우자"…노골적 '불복 메시지'



[앵커]

8대0의 선고 결과에 탄핵에 반대하던 지지자들 집회는 급격히 힘이 빠졌습니다. 한남동 관저 앞은 이들의 집회로 연일 시끄러웠는데, 파면 선고가 나온 지 7시간이 넘게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떨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자연 기자, 현장에 지지자들 많이 모여있습니까?

[기자]

아니요, 전혀 없습니다.

제가 서 있는 바로 이곳, 오늘(4일) 오전까지도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서 집회를 벌였던 그 현장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완전히 텅 비었습니다.

이 도로를 따라서 의자가 쭉 놓여 있었고 그 뒤로는 메인 무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 철거가 돼서 없어진 상황입니다.

이곳 인도에서는 태극기라든지 뱃지 같은 걸 팔았었는데 역시나 지금은 없습니다.

다만 인도 옆 난간에는 지지자들이 일부 남기고 간 깃발이라든지 현수막 이런 것들만 약간 남아서 여전히 붙어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지지자들은 선고 결과와 관계없이 오늘 밤까지도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선고 결과가 나온 뒤에 줄줄이 취소됐고 그러면서 현장도 정리가 됐습니다.

[앵커]

현장은 언제부터 정리되기 시작한 건가요?

[기자]

오후 3시쯤부터는 참가자 대부분이 자리를 떴습니다.

그러면서 관저로 올라가는 골목을 지키고 있던 경찰도 보호복을 벗어서 상자에 담아 들고 줄줄이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경찰 차벽도 빠졌습니다.

다만 일부 지지자들은 집회가 끝난 이후에도 곳곳에 남아 있었는데 제가 얘기를 들어보니까 일단 구심점이 없어진 거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고 또 미국이 지켜줄 줄 알았는데 배신감이 느껴진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 뒤에 있는 골목에서는 한 지지자가 "나라가 망했다"고 오열하기도 했고 또 술에 취해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는데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 경찰 아저씨. 제발 나라를 지켜주세요. {네 알겠어요.}]

[앵커]

관저 앞이 텅 비어 있긴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편지까지 전달했을 만큼 지지자들이 모였던 구심점 같은 장소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끝까지 싸우겠다면서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선동의 메시지를 이곳 한남동 관저 앞 집회 현장을 통해서 전달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오늘도 선고 직후에 내란 2인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친필 편지 하나를 띄웠습니다.

아마 화면으로 지금 보시고 계실 텐데요. 법의 심판보다 더 강력한 국민의 심판이 남아 있다. 더 힘차게 싸우자. 노골적으로 불복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그 메시지를 받고 뭉칠 지지자들, 지금은 대부분 흩어진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텅 빈 현장에 수취인 불명의 편지만 전해졌습니다.

[앵커]

또 하나 짚어볼 게, 혹시 오늘 사고나 충돌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컸는데 그런 상황은 거의 없었죠?

[기자]

맞습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일에도 4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또 서부지법 폭동 사태도 있었던 만큼 경찰이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또 그동안 극우 집회에서 취재진을 위협하고 실제로 상해를 입히는 일도 있었기 때문에 오늘 각 언론사도 대비를 했는데요.

저희도 오늘 하루 동안 경호팀, 경호 인력을 동원해서 함께 현장 취재를 해 왔습니다.

그분들 직업 특성상 모습을 직접 비쳐드릴 수 없지만 지금 이 현장에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러니까 선고 직전까지만 해도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취재진을 위협해서 이분들이 나서서 막아줘야 하는 상황이 왕왕 있었는데요.

선고 직후부터는 힘이 쭉 빠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약간 소란이 있긴 했지만 별다른 충돌이나 사고 없이 상황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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