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 등 탄핵 찬성 집회는 축제 분위기
대통령 관저 앞 윤 지지자들은 분노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22분께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 선고한 가운데 탄핵을 촉구한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인근에서 '윤덩덩 나가리'피켓을 들고 있다. /정인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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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사건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한 4일 서울 도심 곳곳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반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말도 안 된다"며 오열했다.
◆ "우리가 이겼다", 축제 분위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전날 밤부터 헌재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철야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텐트를 치거나 박스나 돗자리를 깔고 앉아 밤새 자리를 지켰다. 대부분 은박담요나 침낭을 덮고 있었고, 일부는 패딩을 입고 귀마개와 목도리, 마스크, 털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모습이었다.
무대에 선 사회자가 "우리가 이겼다"를 연호하자, 현장은 환호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일부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서로 껴안고 사진을 찍으며 기뻐했다. 손팻말로 햇빛을 가리고 흐르는 눈물을 닦는 여성도 보였다. 비상행동은 광화문 동십자각으로 거리행진을 벌인 뒤 해산하고, 다음 날인 5일 오후 승리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학생 민수진(23) 씨는 "계속 집회를 나가진 못했는데 오늘은 선고일이다 보니까 꼭 나와야겠다고 생각해서 친구들이랑 왔다"며 "그동안 너무 답답했는데 이제라도 파면이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을 인용했다. /정인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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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도 전날 밤부터 대통령 관저 인근인 용산구 한남동 일신빌딩 앞에서 파면 콘서트로 철야 농성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선고가 임박하면서 현장에는 비공식 추산 1000여명이 운집했다.
◆ "이게 말이 되냐", 욕설에 오열까지
이에 반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 현장은 침통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 등 윤 대통령 지지자 측도 전날 밤 안국역 인근에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으로 자리를 옮겨 탄핵 반대 철야 집회를 이어갔다.
밤샘 집회에 참석한 300여명은 이날 오전 5시께부터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볼보빌딩과 국제루터교회 앞으로 이동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전 10시40분 기준 비공식 추산 1만여명까지 늘었다.
"나라 다 망했다", "이게 말이 되냐. 말도 안 돼" 등 소리를 지르는 이들도 보였다. 헌재 재판관들을 향해 욕설을 하는 이들도, 허공에 주먹을 날리는 이들도 있었다. 한 남성은 괴성을 지르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경찰은 4일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전국에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명을 배치했으며, 특히 서울에만 210개 부대 1만4000여명을 투입했다. /정인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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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역 3번 출구 현대건설 앞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와 탄핵반대범국민연합 공동 주최 집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 지지자 60여명도 파면 결정에 욕설하고 분노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만 응시하던 이들은 선고 이후에도 "끝까지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날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전국에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명을 배치했으며, 특히 서울에만 210개 부대 1만4000여명을 투입했다. 헌재 인근에는 110개 부대 7000여명,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30개 부대 2000여명, 여의도 국회 인근에는 20개 부대 1300여명을 배치했다.
안국역은 지하철 무정차 운행에 따라 모든 출입구가 폐쇄됐다. 일대 상점도 일제히 문을 닫고 휴업했다. 헌재 방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은 경찰에 신분증을 보여줘야 통행이 가능했다. 교통도 통제됐다. 경복궁 방향으로 향하던 시내버스는 "승객 여러분. 현재 교통 통제로 인해 우회할 예정이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안내 방송을 했다.
헌재는 이날 오전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재판에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을 인용했다. 이번 결정으로 직무정지 상태의 윤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두번째다. 선거관리위원회는 60일 이내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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