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윤선정 |
미국 증시가 3일(현지시간) 관세 충격에 폭락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4.0%, S&P500지수는 4.8%, 나스닥지수는 6.0% 떨어졌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39.6% 폭등하며 30을 넘어섰다.
통상 이 같은 패닉셀(공황성 매도)과 공포지수의 급등은 증시 바닥이 머지 않았음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상호관세가 기업과 소비자들의 비용을 크게 상승시켜 경기 침체를 유발하고 이 결과 기업들의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과 소비자 대상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두 그룹 모두 지출을 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즈호의 수석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브 리키우토는 이날 투자 메모에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충격으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경제성장률의 하락은 S&P500 기업들의 총 매출액을 비슷한 비율로 낮추거나 경제에 미치는 타격에 따라 기업들의 이익률은 더 큰 폭으로 악화시킨다.
씨티의 전략가인 스콧 크로너트는 현재 시나리오상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더 큰 폭인 11%까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크로너트는 순이익 감소와 함께 S&P500지수의 멀티플, 즉 주가수익비율(PER)까지 낮아질 수 있어 S&P500지수가 5100을 향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P500지수 5100은 지난 2월19일 기록한 사상최고가 대비 17.0% 낮은 수준이다.
PER 축소를 예상하는 이유는 경제와 기업 실적에 대한 전망이 지금처럼 불확실할 때는 투자자들이 주식에 높은 멀티플을 지불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또 하나 감안해야 할 것은 주가가 급락할 때는 매도세가 더 큰 매도세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증시는 상승할 때도, 하락할 때도 적정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가는 경향이 있다. 배런스는 이 같은 모멘텀 매도세로 인해 S&P500지수가 5100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에버코어의 전략가인 줄리안 엠마누엘은 증시가 또 다른 폭락세를 맞을 수 있다며 "전면적인 무역 전쟁, 보복 관세가 시작되면 S&P500지수는 200주 이동평균선인 4677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S&P500지수의 200주 이동평균선으로 이 수준에서는 통상 투자자들의 매수 의향이 되살아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했던 2022년 말, 코로나 팬데믹 공포가 휩쓸었던 2020년 초, 연준이 금리를 올렸던 2018년, 경제 성장 우려가 제기됐던 2011년 모두 S&P500지수는 200주 이동평균선 부근까지 하락했다.
한 가지 희망은 연준이 경제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는 관세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 있지만 결국 소비자와 기업의 지출 감축으로 물가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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