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규제 피해 경매법정 몰리는 아파트 투자자들
시세급등 기대한 집주인, 경매유예·취하 신청 잇따라
입찰매물 품귀…감정가·시세 웃도는 낙찰가
실거주의무 등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경매로 투자수요가 쏠리는 가운데 가격 급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들은 물건을 거둬들이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이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 투자자들이 경매 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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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 경매 일정표를 살피던 한 투자자는 혀를 차면서 발길을 돌렸다. 이날 눈여겨봤던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임의경매 정보 옆에 경매가 취소됐다는 뜻의 ‘사건취하’ 붉은 도장이 찍혔기 때문이다.
이 투자자는 “사건이 취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미 예상하고 왔다”며 “입찰에 성공하면 시세차익이 수억원인데 채무자 측도 이런 상황을 모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경매법정에서는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물건이 감정가 35억원으로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 아파트의 같은 평형은 지난 2월 47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감정가가 시세보다 12억원 가량 낮은데다 반포 핵심 입지, 수요가 많은 ‘국민평형’ 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일만했다.
일례로 송파구 잠실동 대장아파트인 리센츠 전용 98㎡은 감정가 27억 7000만원에 경매 시장으로 나왔다가 지난달 31일 경매 기일을 앞두고 취하했다. 리센츠 같은 평형은 지난 2월 32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런 와중에도 그대로 경매가 진행된 물건들은 감정가·시세를 수억원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 토허제 재지정 이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경매 매물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실제 지난달 31일 감정가 25억 4000만원에 나온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131㎡)에 27명이 대거 응찰했으며 감정가보다 6억원 높은 31억 764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직전 최고 실거래가인 28억 7500만원보다 3억원 높은 가격이다.
지난 1일에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84㎡)가 51억 2999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매물과 같은 평수는 지난 2월 54억원에 거래됐다. 최소 2억 7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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