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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현상" 최악 산불 이유 있었다…문제는 석 달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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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해서 산불 소식입니다. 이번 산불은 '기상 조건'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단 분석입니다. 이례적으로 강한 바람, 또 이례적인 고온 현상에 비까지 적게 내리는 악조건이 겹치며 역대 최악의 피해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산불은 서울 면적의 80%에 달하는 숲을 태웠습니다.

[신은재/경북 영덕군 경정3리 : 모래 바람에, 불꽃 바람에. 사람이 아, 이래 가지고 죽는구나. 재난 영화도 이런 재난 영화가 없어.]

기상청이 발표한 당시 기상상황을 살펴보면 피해가 커진 이유가 있습니다.

산불 기간, 전국 평균기온은 14.2도에 달했습니다.

평년보다 무려 7도 이상 높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따뜻했습니다.

특히 피해가 컸던 경북 의성은 28도, 청송은 28.4도까지 올라 초여름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기온이 높은 탓에 주변 습도는 낮아져 더 건조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반면 지난달 강수량은 50mm가 채 안 돼 평년보다 적었습니다.

특히 산불이 본격화된 3월 하순에는 전혀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강한 바람이 더해졌습니다.

한반도 남쪽엔 고기압이 북쪽엔 저기압이 위치하면서 한때 초속 25m가 넘는 '태풍급 바람'이 불었습니다.

[경북 의성군 단촌면 주민 : 불이 너무 많이 나서 보이지를 않아요. {아이고, 큰일 났다.}]

이 바람을 타고 산불은 시간당 8.2km, 사람이 달리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동해안까지 번져 나갔습니다.

불은 껐지만 상황이 끝난 건 아닙니다.

산불 피해 지역을 추적해 보니 이후 10년간 산사태가 날 확률이 10%에 달했습니다.

일반 산보다 200배에 높은 수준입니다.

나무가 사라지면서 뿌리가 흙을 잡아주지 못하고 땅이 물을 머금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무너져 내릴 수 있습니다.

장마철까진 이제 석 달 남짓, 대비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영상편집 김영선 / 영상디자인 허성운 / 영상자막 홍수현]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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