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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 (일)

'해방의날' 왔지만 불확실성은 여전…'관세 완충지대'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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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트럼프 대통령 상호관세 발표

상호관세에도 여전히 정책 불확실성 이어져

기업·투자자, 관세영향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

3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표 거래(티켓 스캘핑)를 겨냥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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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김윤지 기자]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한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 다가왔지만,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는 요원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관세정책 영향력을 벗어날 수 있는 ‘완충지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FTZ 관심,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보다 2~4배 늘어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불확실한 관세정책의 여파를 피하고자 ‘외국자유무역지대’(FTZ, Foreign Trade Zone)에 선적하려는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제프리 타펠 전국외국무역지대협회 회장은 FTZ를 감독하는 기관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문의가 2~4배 정도 늘어났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 및 관세에 대한 지속적이고 전례 없는 행정명령이 FTZ에 대한 관심을 엄청나게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FTZ는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관할 구역 밖으로 간주되는 미국 입국항구 내 또는 인근에 위치한 일종의 ‘면세 창고’다. FTZ는 1930년대 대공항 시기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1934년 외국무역지구법(FTZ법)을 제정하면서 도입됐다. 규제 부담이 적은 구역을 만들어 물품을 가공할 수 있게 하면서 기업들이 미국 본토에서 더 쉽게 제품을 조립·가공·보관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외국에서 FTZ로 반입된 물품은 미국 내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미국 세관 절차나 관세 납부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이 특별한 지위 덕분에 기업들은 관세나 연방소비세의 즉각적인 부과 없이 물품의 보관, 조립, 제조, 가공 등의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주(州) 정부와 항만당국 등 기관이 감독하는 FTZ는 261개이며 BMW와 에어버스, DHL 등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이러한 구역에서 제조 허가를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물류그룹 임원은 회사가 상당한 수요 증가를 경험하고 있으며 매주 고객으로부터 최대 12통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독일 물류회사인 DHL은 승인된 창고 수를 늘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DHL 세관 서비스 책임자인 그렉 니콜스는 FTZ 창고는 기존 창고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필요한 곳과 가까운 곳에서 ‘관세 유예상태’로 재고를 보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FTZ에서는 부품을 무관세로 외국에서 들여오고 미국 FTZ에서 조립한 뒤 다시 해외로 수출할 경우,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만약 기업들이 여러 부품을 FTZ 안에서 조립하면 완성품에 대해서만 미국시장으로 반입할 때에만 관세를 납부하면 된다. 이에 따라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완충지대로 여겨진다.

물류기업 임원은 지난 1기 행정부까지만 하더라도 FTZ에 대한 관심이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관세정책을 더욱 신속하게 진행되면서 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이제 자동차부품, 의약품, 에어컨 장치 등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비축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트폴이오 내 현금규모 급증… 금·국채로 돈 이동

금융시장 역시 관세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으로 급격하게 돈이 이동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현금 보유량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3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현금 보유액은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 2월 BofA가 실시한 같은 설문조사에서 현금 수준이 1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여만에 펀드 매니저들의 투자폴리오가 급격하게 현금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트폴리오의 현금 규모는 통상 신중함의 척도로 간주된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불안을 안고 있다는 의미다. 컬럼비아 쓰레드니들 인베스트먼츠의 수석금리분석가인 에드 알-후세이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에서 돈이 몰려가는 곳은 관세와 경제불확실성을 헤지할 수 있는 곳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순매수가 192억 달러(약 28조원)를 넘어섰다. 달러 기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수준 순매수이다. 금 현물가격은 이날 온스당 3148.88달러를 기록,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FT는 최근 몇 년간은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금 가격을 끌어올린 주요 원인이었지만 최근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은 경제와 주식시장에 대한 두려움으로 광범위한 투자자들이 피난처를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국채도 인기 투자처가 됐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4.13%까지 하락해 올해 최저치 수준에 근접했다. 독일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독일 정부가 대규모 지출 계획을 제시하면서 급등했으나 이번 주에는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2.7%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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