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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에서 '인적자본'으로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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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플랫폼 전문가 칼럼] 신경수의 인적자본공시

[편집자주] 최근 선진국에선 기업가치 결정 요인의 하나로 무형자산의 가치가 나날히 커지고 있다. 형태가 없는 무형자산은 대부분 사람과 관련된 것들이다. 때문에 이를 투자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인적자본 공시'가 급부상했다. 한국인 최초로 ISO 인적자본 공시 가이드라인 'ISO 30414' 심사원 자격증을 취득한 신경수 박사가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에 인적자본 공시에 대한 다양한 내용의 칼럼을 연재한다.

머니투데이

신경수 박사(지속성장연구소장)


"먼저 사람을 선택하고, 그 뒤에 목표를 정하는 것이 시대를 넘는 성공법칙 중 하나다."

"인재가 전략을 주도한다. 전략이 인재를 지휘하는 것이 아니다."

이 두 문장은 단순한 격언처럼 보이지만, 현재 인사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과거에는 경영 전략이 먼저 수립되고, 이에 맞춰 조직을 구성하며, 마지막에 인재를 배치하는 순서였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이 요구된다. 오늘날 기업은 '사람'을 경영의 시작점에 두고 있다. 전략보다 먼저 인재를 확보하고, 그 인재를 중심으로 조직을 설계하며, 전략을 개발하는 순서로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인적자원(Human Resource) 개념에서 인적자본(Human Capital) 개념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인적자원은 기업이 필요에 따라 쓰고 버리는 '소모성 노동력'에 가까운 인식이었지만, 인적자본은 경영의 핵심 기반이자 장기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자산으로서의 인재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사람은 단순한 노동력이나 인풋이 아니라, 지식과 경험, 창의력을 바탕으로 조직에 경제적 가치를 더하는 능동적인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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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전환: 전략보다 인재가 앞선다

경영의 흐름을 시대별로 보면, 1970~80년대는 '전략의 시대'였다. 기업은 외부 환경 분석을 통해 경쟁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조직을 만들고 인재를 충원했다. 이어 1990년대는 '조직의 시대'로, 효율성과 프로세스 중심의 구조 개선이 핵심이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우리는 명백히 '인재의 시대'로 진입했다.

특히 디지털 전환(DX)의 본격화는 이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기업은 이제 AI 전문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디지털 엔지니어 등 고도의 전문성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더불어 여성 인재의 활약, 외국국적자의 채용 확대, 장애인과 LGBTQ+ 인력에 대한 존중과 포용 등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on)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이처럼 사람은 단순히 조직의 한 부속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성원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자체가 곧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구조를 모색하고 있으며, 테일조직, 네트워크 조직,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조직 실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흐름: 사람 중심 경영이 경쟁력이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한국이나 서구 일부 국가에만 해당하는 흐름이 아니다. 일본에서도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경제산업성 주도로 발표된 '인재판 이토 리포트', 인적자본 컨소시엄의 설립, 기시다 총리의 '신자본주의' 정책 등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는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인재는 더 이상 비용 항목이 아니라, 미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적 자산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조사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EY People Advisory Services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사이드 비즈니스스쿨이 공동으로 실시한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사람 중심 경영(Humans@Center)'이야말로 기업 변혁을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동력임이 밝혀졌다.

이 조사는 23개국 2,000여 명의 경영진과 종업원을 대상으로 정성·정량 분석을 병행한 대규모 조사였다. 응답자들은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글로벌 경영, 인수합병, 구조조정,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었으며, 이 변화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은 '사람을 어떻게 다뤘는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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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조직은 다음 여섯 가지 요소를 공통적으로 중시하고 있었다. △비전에 의한 동기부여 △감정적 지원의 중요성 △기술 역량의 육성 △프로세스의 정비 △주도적 리더십 △협업을 촉진하는 문화. 이러한 여섯 요소는 단순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고 경영을 설계할 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조직의 DNA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여섯 가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무려 2.6배 더 높은 변혁 성공률을 기록했다.


인적자본 경영,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결국 기업이 직면한 핵심 과제는, 인재를 단순한 인건비나 노동력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넘어서, 전략의 출발점으로서 인재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다. ESG 공시의 확산,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 강화, 조직의 신뢰 회복이라는 키워드는 모두 결국 '사람'에서 출발한다.

이제 리더와 조직은 "어떻게 사람을 쓸 것인가"라는 관점이 아니라, "어떻게 사람을 존중하고 투자할 것인가"를 질문해야 할 때다.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와 협력의 파트너이며, 그들의 성장은 곧 기업의 가치로 이어진다. 인적자본 경영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영의 기본이자,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었다.


신경수 박사는 지속성장연구소장으로 일본 최대의 HR컨설텅펌인 RMS의 한국대표를 역임했다. 리더십 조직문화를 주제로 7권의 책을 발간했으며,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의 고정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표준기구 ISO에서 HR을 다루는 TC260 전문가그룹의 유일한 한국인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ISO 30414' 심사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국내 최초로 인적자본공시를 위한 가이드북도 만들었다.

신경수 박사(지속성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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