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간송미술관 첫 공동 개최… 내일부터 진경산수화 등 165점 전시
‘인왕제색도’ 내달6일까지만 전시
“정선 작품 역대 최대 규모로 모여
이렇게 모일 기회는 다시 없을 듯”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 겸재 정선의 대표작 인왕제색도(왼쪽)와 금강전도가 한자리에 모여 있다. 2일 개막하는 ‘겸재 정선’전은 겸재의 작품들을 다수 갖고 있는 간송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의 첫 협력전이다. 두 미술관 소장품들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33점 등 총 165점을 전시한다. 용인=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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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에서 출발해 조선 한양 일대의 풍경을 지나, 마음속 풍경을 그리는 문인화를 거쳐 꽃과 동물을 그린 화조영모화까지. 한반도의 풍경을 화폭에 담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로 잘 알려진 조선의 대표 화가 겸재 정선(1676∼1759). 그의 전반적인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기획전 ‘겸재 정선’이 2일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개막한다.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공동 개최하는 전시는 18개 기관과 개인 소장품 165점(국보 2건, 보물 7건 57점, 부산시유형문화재 1건)을 아울렀다. 10년 만에 전시되는 대표작 ‘금강전도’와 인왕산을 그린 ‘인왕제색도’, 1000원권 지폐에 담긴 ‘계상정거도’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사립미술관인 간송과 호암이 협력해 공동 개최하는 전시도 이번이 처음이다.
● 그림으로 만나는 금강산
“금강산을 돌아다니는 것보다 마음 편히 작품으로 감상하는 게 더 낫다.”
전시의 1부 1섹션은 이런 금강산과 관동 지역을 담은 그림을 조명한다. 겨울 금강산인 개골산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내려다본 시점의 ‘금강전도’부터 오랜 벗 이병연, 김창흡과 금강산을 여행하고 그린 ‘해악전신첩’ ‘신묘년풍악도첩’ 등을 선보인다. 조선 문인들이 금강산을 여행한 경험을 기록하고, 그림을 소장, 감상하는 ‘와유’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청풍계(장동팔경첩). 호암미술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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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섹션은 한양과 근교 지역을 담은 ‘경교명승첩’ ‘장동팔경첩’ 등이 전시된다. 겸재는 북악산 자락인 유란동에서 나고 자라 양천현령으로 근무하는 등 한양 근교에서 평생을 살았다. 그 때문에 북악산과 인왕산 일대, 한강부터 옛 압구정까지 그림에 담아 이 시절 서울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상상해 보는 재미가 크다.
● 간송과 호암의 첫 협력전
전시를 기획한 조지윤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호암미술관과 간송미술관 협력으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전시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허용 대구간송미술관 학예총괄은 “3년 전 간송과 호암 협업으로 겸재 전시를 연다고 했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며 “이번에 모인 것처럼 정선의 작품을 볼 기회는 다시 없다고 봐야 한다. 일반 관객은 물론이고 연구자도 2박 3일 숙소를 잡고 호암미술관을 드나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두 기획자가 강조하듯 이 전시는 ‘진경산수화’를 넘어 겸재의 문인화나 화조화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도 함께 소개했다. 정선은 명문가의 후손이나 증조부 이후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했지만 가문에 대한 자부심과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는 변치 않았다.
이러한 문인 의식으로 집안에서 독서하는 자기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거나(독서여가도), 퇴계 이황의 친필이 담긴 서화첩 ‘퇴우이선생진적첩’을 만들었다. 이 서첩에 수록된 ‘계산정거’는 도산서당을 그린 것으로, 1000원권 지폐 뒷면에 있는 그림이다. 정선이 자기의 집을 그린 ‘인곡유거’에서도 서가 옆에서 책을 놓고 앉은 도포 입은 선비로 표현한 자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에 맞춰 이건희 선대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리움 명예관장으로 추대했다. 리움미술관은 2017년 홍 전 관장이 물러난 뒤 딸인 이서현 리움 운영위원장이 맡고 있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용인=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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