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사설] 주한미군, 유사시 대만 투입되나... 우려되는 美 국방전략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한미군 역할 조정 가능성을 담은 미 국방부 임시 국방전략지침이 공개돼 한반도 안보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경기 파주시에서 실시된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도시지역작전 훈련에서 주한미군 장병이 철조망을 넘어 건물로 진입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기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 국방부의 첫 국방전략지침이 지난달 29일 미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주한미군 역할 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6년 참여정부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한반도 이외 지역으로의 주한미군 투입)'을 존중하는 데 합의한 이래 꾸준히 제기됐던 대북억지력 공백 위험이 한 걸음 더 현실에 가까워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미 국방부의 '임시 국방전략지침'에 따르면 미 국방 당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를 미 본토 방어와 함께 최우선 목표로 두도록 했다. 또 미군이 중국 위협에 총력을 기울여 대응할 수 있도록 유럽, 동아시아, 중동의 동맹들이 러시아, 북한, 이란의 억제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고 돼 있다. 이 지침대로라면 한국이 북한의 군사 도발과 재래식 전력 충돌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고, 유사시 대만 방어에 주한미군 전력이 투입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미국이 주한미군과 같은 해외 주둔군을 양안 등 분쟁지역으로 재배치해 대응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해 한미 합의는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상황별로 협의한다고 돼 있을 뿐 구체적인 절차가 부재한 터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2기 미국이 중국을 제1위협으로 명시하면서 전 미군 역량을 대만 침공 저지와 미국 방어에 집중시킨다는 지침을 공식문서에 담았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동맹의 자체 방어 역할 확대를 적시했다는 점에서 국방비 증대를 포함해 우리에게 적잖은 부담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에 따른 한반도 안보 불안은 물론 양안 충돌 시 우리가 말려드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는 트럼프 정부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압박 확대를 전망하면서 한미동맹이 조용한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탄핵정국으로 안보 리더십이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미국의 미군 전략 변화 시도는 동아시아와 한반도 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변화된 국방전략을 면밀히 검토해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 치의 안보 공백도 용납될 수 없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