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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한 공공·금융 특화 소버린(Sovereign) 클라우드 출시를 예고하자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기반으로 보안 기술과 데이터주권을 강화한 만큼 타깃층을 빠르게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면서도, 결국 본질은 KT 간판을 내건 외산 클라우드를 국내 공공과 금융 시장에 납품하는 것이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31일 KT와 MS에 따르면 양사는 오는 2분기 내 출시를 목표로 공공·금융 특화 소버린클라우드 ‘KT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이하 KT SPC)’를 개발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KT SPC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이면서도 데이터주권을 보호한다는 의미에서 소버린 클라우드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는 외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거쳐 데이터가 저장·전송·처리되기 때문에 데이터 반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소버린 클라우드는 이러한 반출 걱정 없이 클라우드 이용자가 데이터에 대한 완벽한 통제권을 가진다는 것이 핵심이다.
KT와 MS는 지난해 10월 AI 및 클라우드 분야에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특히 클라우드 분야에선 공공·금융 시장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국내 공공·금융 시장은 물리적 망분리를 비롯한 각종 정보보호 규제들로 인해 외산 클라우드가 진입하기 어려웠는데, 이 점을 상쇄하기 위해 양사가 함께 소버린 클라우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MS 애저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다음으로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보안과 규제 우려만 불식된다면 국내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KT SPC는 단순히 MS 한국 리전을 통해 국내 법·규제를 기술적으로 준수한다는 점 외에도 ‘데이터 전(全)주기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보통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는 데이터의 저장·전송·처리(연산) 단계 중 저장·전송시에만 암호화되고 실제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가져와 연산하는 단계일 때는 암호화되지 않는데, KT SPC는 이를 포함한 전 과정에 암호화를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그러나 KT SPC가 사실상 외산 클라우드인 MS 애저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소버린 클라우드의 의미가 희석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럽이나 중동에서 소버린 클라우드가 부각된 이유는 AWS·MS·구글과 같은 미국 빅테크들의 클라우드 기술에 종속되지 않기 위한 기술 자립적 의미가 컸다”며 “KT SPC도 양사가 공동 개발했다지만 기반 클라우드는 MS 애저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KT는 CSP 자회사인 KT클라우드를 통해 이미 국내 공공 시장에 자체 퍼블릭 클라우드를 공급해오고 있었지만, 이번 MS와의 협업을 기점으로 앞으로는 2분기 출시될 KT SPC 사업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KT 관계자는 “KT SPC는 KT에서도, KT클라우드에서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미 자체 퍼블릭 클라우드가 있는 KT클라우드 입장에서 MS 애저 기반 클라우드를 영업하기도 애매한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 KT는 SPC에 적용된 주요 보안 기술을 자사 퍼블릭 클라우드에 적용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 상태다.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 강성권 클라우드 리드는 지난 27일 KT 온라인 브리핑에서 “KT SPC는 MS 애저가 제공하는 요소 기술을 활용해 일종의 새로운 서비스 스택을 만든 것이므로, KT클라우드에 있는 데이터센터로 옮기거나 하는 건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MS와 파트너십으로 개발 중인 KT SPC와 KT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G-클라우드는 내용 상으로는 유사하지만 타깃 시장과 고객의 사용 목적에 다소 차이가 있다”며 “하나의 고객군 안에서도 데이터 민감도 및 시스템 중요도에 따라 타기팅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장이 다수 형성될 수 있는 만큼, 클라우드 서비스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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