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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 (금)

[르포]첫발 뗀 가덕신공항, '세계 2위 환적' 부산항과 시너지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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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건립 예정지를 가다
산 깎고 물 메우는 '난공사'
주민보상 및 공사 기간·비용 협상 '첩첩산중'
맞닿은 '신항'과는 시너지 기대도

부산 신항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만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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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찾은 부산역. 3월임에도 바람막이 대신 여름용 리넨셔츠를 적당히 걸쳐도 충분할 만큼 습도가 높았다. 버스를 타고 조금 달리다 영도대교를 건너기 시작하자 불안감이 엄습한다. 짙은 해무에 영도대교 좌우로 늘상 펼쳐지던 바닷물과 어촌 풍경이 한치도 보이지 않아서다.

영도를 관통해 안개 낀 바다쪽과 산업단지 풍경을 번갈아 가며 30여 분을 더 달리자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이 나타났다. 지도상 공장이 위치한 신호 일반산업단지와 그 주변 화전지구 일반산업단지, 녹산지구 국가산업단지는 가덕도와 그리 멀지 않아 보였다.

산업단지를 지나 외곽 쪽으로 조금 더 달려갈 때쯤 눈앞에 나타난 건 정박한 대형 컨테이너선과 줄지어 선 기중기, 그 뒤로 야드에 가득 쌓인 컨테이너들. HMM 외에도 MSC, CMA CGM, 머스크, 하팍로이드 등 내로라할 글로벌 선사 로고를 찍은 컨테이너와 선박이 즐비했다.

지난해 개항 20주년을 맞은 부산 신항 모습이다. 그간 △신항이 글로벌 선사 중심의 환적중심기지 △북항이 아시아 역내 중소선사 중심 수출입화물 △감천항이 수산물 처리항만으로 제각각 분업한 결과, 202km 해안선(북항-신항 간 차량 이동 시 25km 거리·50분 소요)을 따라 3개 항만으로 이어진 부산항은 세계 2위 환적항(2023년 기준 1240만 9천TEU, 1TEU=약 6m 컨테이너 1개)으로 자리잡았다고 부산항만공사(BPA)는 전했다.

BPA에 따르면 부산항에서 화물을 운송할 때 배편으로 미국 서안까지 13일, 네덜란드까지는 30일가량이 걸린다. 항공운송이 필요할 땐 부산 유일한 공항인 김해공항 대신 인천국제공항까지 육상운송을 거쳐야 했기에 지역민들 사이에선 염원이 돼온 게 신공항 건립사업이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관계자는 "인천항이 철도-항만-공항을 아우르는 'Tri-port(삼각항)'라면 부산항은 도로-철도-항만-공항을 아우르는 'Cuatri-port(사각항)'를 계획하고 있으며, 그 한 축을 이루는 게 가덕도신공항"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와 공단에 따르면 2065년 항공 수요는 국제 여객 2326만 명, 국제 화물 33만 5천 톤에 달할 전망이다.

대항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가덕도 마을 전경(왼쪽)과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설계안. 왼쪽 사진에 담긴 바닷물과 마을, 산이 모두 매립·철거되고 오른쪽처럼 공항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최서윤 기자·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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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사 컨테이너 즐비한 신항과 맞닿은 가덕도


신항을 지나 가덕터널을 통과, 제법 경사진 고갯길을 오르락내리락 달리다 보니 길가 곳곳 벽면에선 '분묘이장, 무연고 처리 전문'이라는 업체 소개와 함께 전화번호를 기입한 광고 스티커나, 주민 보상대책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연내 완료를 목표로 보상 협의(당국 예상 규모 총 4700억 원)를 시작한 가덕도 마을 풍경이다.

마지막 고갯길을 천천히 차로 5분가량 오르면 바다와 작은 섬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가 나오고, 전망대를 지나 다시 고갯길을 천천히 내려가면 섬마을 안으로 들어서는 구조다.

가덕도 마을 곳곳에는 보상대책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당국이 예상하는 총 토지보상비는 4700억 원으로, 연내 보상을 마치고 이주·착공 절차를 밟는 게 목표라고 한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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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한눈에 보이는 마을과 바닷물, 산을 모두 깎고 메우고 철거하는 자리엔 길이 3500m, 폭 45m 활주로 1개와 유도로 및 계류장,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 및 주차장 등 공항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전체 면적 667만㎡(202만 평)로, 신공항 건립 후 김해공항은 국내선, 그보다 1.8배 큰 가덕도신공항은 국제선 수요를 분리·담당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해발 264.4m 국수봉과 188.5m 남산을 깎고, 외양포항과 대항항 주변 바닷물을 메워야 하는 '난공사'는 가덕도를 신공항 부지로 선정하는 데 있어 제기돼온 의문점 중 하나다. 공항 전체 면적의 59%가 해상부, 49%가 육상부에 설치된다. 완공 후 활주로나 터미널을 증설하려면 바닷물을 더 메우는 수밖에 없다.

대항전망대에서 취재진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관계자로부터 개요 설명을 듣는 동안 한켠에선 조류충돌을 우려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자리를 지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대항전망대에서부터 섬마을 하늘 위로 많은 새가 날고 있었는데, 낙동강 철새도래지와 인접한 점도 그간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과 충돌해온 주요 쟁점이다.

마을 안쪽엔 폐교한 천가초등학교 대항분교를 리모델링해 마련한 가덕도신공항 현장지원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예산 5억 원을 들여 지난해 말 착공해 이달 개관한 센터는 현장 소통과 홍보, 보상 민원 원스톱 서비스, 신공항 착공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한다.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의 조류충돌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모습(좌)과 신공항 부지 주변 현황도. 최서윤 기자·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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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끝 첫발…"2029년 12월 우선 개항 목표 변함없어"



갖은 논란에도 지난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특별법 처리로 강행된 가덕도특별법 건립사업은 지난해 4월 공단 출범, 7월 건축물 기본설계(여객터미널-희림, 부대건물-해안) 착수 등의 절차를 밟아 왔다.

부지조성공사 입찰이 네 차례 유찰되면서 또 한차례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결국 조건 변경 뒤 단독 응찰한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이 수의계약을 통한 사업 참여 의향을 밝히면서 기본설계에 착수한 상황이다. 기본설계(6개월)와 그에 대한 적격심사(1개월), 실시설계(6개월)와 그 적격심사 및 계약체결(2개월) 등의 절차를 거쳐 착공하게 된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이윤상 이사장은 이날 현장지원센터에서 가진 국토부 현장 취재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부지조성공사 우선시공분을 착공하고, 건축물 기본설계를 마무리하려 한다"면서 "본격 공사에 앞서 보상 문제를 잘 해결하고 49개 인허가를 잘 진행해 실시계획 승인까지 끝내는 데 1년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토부가 지난 2023년 가덕도신공항 설립 기본계획 발표와 함께 공언한 '2029년 12월 우선 개항' 목표와 '총사업비 13조 5천억 원'(도로 6400억 원 및 철도 1조 2900억 원 별도)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이 이사장은 총사업비의 경우 "최근 보상비를 증액하면서 13조 7천억 원이 됐는데, 기본설계와 실시설계가 끝날 때마다 단계별로 사업비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공사기간에 대해선 "입찰안내서를 통해 전체공기 84개월을 기준 설계를 요청한 건 개항 목표 자체는 아직 흔들림 없이 가겠단 의미"라고 했다.

아울러 "안전과 품질은 걱정 없도록 제대로 만들겠다"면서 "가덕도신공항의 핵심 비전은 단순히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비행장 하나 짓는 게 아니라 이곳을 거점으로 관련 사업이 집약될 수 있는, 지역 성장 거점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인 만큼 건설 기반도 잘 닦겠다"고 강조했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시공계획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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