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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 (금)

양조장도 집성촌도…수백 년 역사 '잿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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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건물들도 이번 산불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경북 지역에서는 3대째 이어진 115년 역사의 막걸리 양조장부터 수백 년 역사를 계승해 온 마을까지 모두 잿더미가 됐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안동의 한 막걸리 양조장.

창고에 쌓아둔 막걸리들은 산불 열기에 녹아 구겨졌고, 술을 만드는 집기들도 검게 그을렸습니다.

3대째 전통주를 빚으며 집안 생계를 이어오면서 가족의 추억이 서렸던 곳에는 이제 시커먼 잿더미만 가득합니다.

[윤강호/안동 A 막걸리 대표 : 저희가 필요한 것들도 다, 재료들도 요즘 구하려면 되게 어렵거든요. 옛날 방식으로 하다 보니까. 그런 것들도 다 타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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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고택으로 유명한 지례예술촌은 건물 10채 중 8채가 불에 탔습니다.

지례예술촌은 근처 댐을 지으며 마을이 수몰 위기에 처하자 오래된 건물들을 그대로 옮겨 예술인 쉼터이자 한옥 체험지로 재탄생한 곳입니다.

어렵게 지켜온 마을이 폐허가 된 것입니다.

[아이고. 흔적도 없고.]

조상을 모시던 사당만 간신히 불길을 피했습니다.

[김원창/의성 김 씨 35대손 : 사당에 있던 조상님들 신주 모시던…. 안전한 곳에 좀 치워놓으려고 하죠.]

손 쓸 수도 없이 바스러진 건물들.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김원길/의성 김 씨 지촌공파 13대손 : 안동 전체에서 제일 대들보가 크기로 유명했어요. 아주 잘 지어진 건물인데 참 아까운 건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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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에 강이 있어 내앞마을로 불리는 임하면 천전리.

조선 중기부터 의성 김 씨 집성촌을 이뤘고, 김대락·김동삼 선생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18명을 배출했습니다.

그런데 산불의 화마를 피하지 못했는데요, 지붕을 받치던 기둥은 완전히 숯덩이가 됐고 집안 벽들은 산산조각 무너져 내렸습니다.

다 타버린 집 앞마당에는 소화기만 나뒹굴고 있습니다.

이번 최악의 경북 산불은 역사와 전통이 깃든 지역 명소까지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이소영)

신정은 기자 silv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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