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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 계약서' 없이 퇴직금 2억 꿀꺽한 친구, 형사 처벌도 못한다는데…[중·꺾·마+: 중년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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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 <17> 동업 계약서 작성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 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실패 많은 친구·지인과의 동업
동업 재산, 임의 처분하면 횡령
계약서 작성, 분쟁 예방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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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은퇴를 앞두고 노후자금에 대해 걱정이 많은 50대 중후반 직장인 A다. 20년 가까이 친구였던 B의 제안으로 함께 부동산에 투자한 후 ‘나중에 팔면 투자한 금액 비율대로 매매이익을 배분’하기로 했다. 계약서를 써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잘 아는 지인 사이에 먼저 이야기를 하기 어색해 따로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이에 나는 퇴직금을 미리 수령해 2억원을 B에게 지급했고, B는 자신의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한 뒤 등기까지 경료했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매각하여 차익을 얻었다. 부동산을 사고파는 제반 과정은 모두 B가 혼자 진행했고, 나는 결과만 통지받았다.

그런데 부동산을 매각한 이후에도 B는 전매차익을 분배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그래서 B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청구 소송을 해 승소하고 집행하려고 하였으나, 알고 보니 B명의로 된 재산은 없었다. B를 횡령죄로 고소하고 싶은데, 가능할까?

Q2 : 50대 직장인 C다.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업을 하는 친척 D와 함께 자금을 투자해 대지를 매입하고 그 지상에 건물을 신축한 뒤, 이를 판매해 대금을 나누기로 하는 동업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에 따라 D는 대지 구입, 건물 신축, 관리 및 처분까지 일체의 사무 관리를 처리했다. 그런데 D는 건물이 완공된 이후에도 이익을 분배하지 않았다.

나는 D를 상대로 소송(투자금 반환 청구 등)해 승소했지만, D는 내가 강제집행을 할 수 없도록 해당 건물에 자신의 친척 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일단 D를 횡령죄로 고소하긴 했지만, 이후 어떻게 해야 할까?

A : ‘백세 시대’를 맞아 노후 대비가 중년 세대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퇴직금 등 은퇴 자금을 이용해 가까운 지인과 동업을 하다가 돈도 사람도 잃는 안타까운 일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동업은 최초 투자금 등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동업자들이 가진 각기 다른 경험과 인맥 등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타인과 공동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동업자들 간에 수익 분배, 동업 재산의 청산 등 금전 문제로 인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최악의 경우 의뢰인 A씨, C씨와 같이 민사로는 해결되지 않아, 동업자 간 형사 고소까지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단 사기죄 등은 각 사안을 더 깊게 들여봐야 하는 만큼 별론으로 하고, 이번 칼럼에서는 횡령죄(동업 관계에 의한 의무 위반)가 성립하느냐 여부를 집중 살펴보고자 한다.

동업 계약을 체결한 동업자가 동업 재산을 허락 없이 유용하면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한다. 동업자 사이에서 손익 분배를 정산하기 전까지 모든 동업 재산(투자금, 수익, 채무 등)은 동업자들의 합유(공동소유관계) 재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업자 전원이 동의해야 동업 재산을 처분할 수 있다. 만일 일부 동업자가 동업 재산을 임의로 횡령했다면, 지분 비율에 관계없이 횡령 금액 전부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위 두 사례의 경우 얼핏 거의 비슷한 사례로 보이지만, 법원의 판단은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B씨는 무죄, D는 유죄였다.

먼저 B의 경우 법원은 A와 B가 체결한 계약이 ‘동업 계약’이라는 점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했다. 동업 계약에 해당하지 않으면, B가 약속한 부동산 전매차익을 분배하지 않은 것은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뿐 횡령죄로 처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업 계약 즉 민법상 조합 계약은 ‘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으로 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 특정한 사업을 공동 경영하는 약정에 한하여 조합 계약이라 할 수 있고, 공동의 목적 달성이라는 정도만으로는 조합의 성립이 인정되지 않는다.

A와 B의 경우 공동 경영의 약정 사실을 입증할 방법(계약서 등)이 없다. 게다가 부동산을 사고파는 일도 모두 B씨가 단독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동업 사실을 인정받기 어렵다. 반면 C와 D는 동업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동업재산을 분배하지 않으면 횡령죄에 해당한다는 점이 쉽게 입증된다.

이처럼 동업계약은 법률관계가 복잡하다. 사소한 사실관계의 차이에 따라 동업계약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릴 정도로 쉽지 않은 법리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특히, 동업을 할 때 동업 계약서 작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해야 한다.

동업 계약서에는 △공동사업 및 공동 경영의 약정 △각 동업자들의 출자와 수익의 분배 △동업 재산의 관리 및 처분 방법 △각 동업자들의 책임 △동업 계약의 종료 및 청산 등이 필수 항목이다. 또 내용이 최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일수록 좋다. 가급적 동업 계약의 체결부터 종료까지 동업자들의 합치된 의사를 구체적으로 명확히 증거로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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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언철 법무법인 대화 변호사ㆍ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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