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농사와 양봉을 하던 집주인 김모(60대)씨는 “다 타버렸다.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 막막하다”며 “어떻게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나”고 답답해했다. “지금 (감나무에) 거름도 주고, 나뭇가지도 자르고 다듬어야 하는데
대피 열흘 만인 이날 하나둘 돌아온 주민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마을 손경모(68) 이장은 “거름을 주고 가지를 치는 등 한 해 농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데 마을이 쑥대밭이 됐다”며 “당장 주민들이 잠잘 곳도 없다”고 했다.
신재민 기자 |
사정은 경북도 비슷했다.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산불이 지나간 5개 지역 중 가장 시설물 피해가 많은 안동시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동안동농협 임하지점은 폭격을 맞은 듯 건물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있고 내부가 새카맣게 탄 모습이었다. 농협 건물 뒤편 마을에도 멀쩡한 집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교회의 창문이 깨졌고, 비닐하우스는 불길에 비닐이 녹아내려 뼈대만 남아 있었다. 마을 초입의 한 주택은 지붕만 남기고 폭삭 내려앉았다. 경북에서만 이번 산불로 주택 3239채가 전소했다.
불은 껐지만 인명과 재산 피해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산불영향구역은 총 4만8239ha에 이른다. 서울 면적의 약 80%에 이른다. 주택 3397동, 농업시설 2114건이 전소했고, 국가유산 피해도 30건에 달한다. 또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모두 7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경계를 늦추기엔 이르다. 중대본 측은 “건조한 대기 상황과 바람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잔불 처리와 뒷불 감시는 진화대원과 헬기를 동원해 이어갈 방침”이라고 했다.
산청·안동=안대훈·김정석·김민주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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