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02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잠깐의 평화, 다시 울린 포성…이스라엘 ‘폭주’에 중동 다시 확전 [디브리핑]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스라엘, 하마스와 1단계 휴전 교착…공습 재개

헤즈볼라와도 재교전, 시리아 영토선 주둔중…영토확장 지적도

디브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 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의 숨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정리해드립니다. 디브리핑은 독자와 소통합니다. 기사 하단 [디브리핑] ▶구독◀을 누르시면 알찬 연재물을 만나보실수 있습니다. 궁금한 내용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시민들이 이스라엘 정부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항의 시위에 참여하며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스라엘의 목표는 지역 패권인 것으로 보인다.”(영국 이코노미스트)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지난 1월 19일부터 시작한 1단계 휴전이 2단계로 진전하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지자 가자지구에 공습을 다시 강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중동 평화 공약의 일환으로 양측간 전쟁이 멈추는 듯 했지만 이스라엘은 오히려 중동에 전방위 전선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지 1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중동 전방위로 권력을 넓혀가고 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국경 너머의 영토에 군대를 좀처럼 빼지 않고 있고, 가자지구의 재점령도 다시 시사하고 있어서다.

지난 1월 19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1단계 휴전으로 양측간 오랜 전쟁이 평화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했다. 하지만 1단계 휴전 기한이 끝나는 시점까지 양측의 입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채 2단계 휴전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공습을 다시 시작했다.

470일만의 휴전, 그리고 파기…네타냐후는 가자지구 재점령 가능성 시사

지난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이스라엘의 주택 공격 현장에서 팔레스타인 소녀가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지난 1월 15일 종전에 합의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지 470일 만이다.

1년 넘게 공전하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가 결정적이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의 지난 11일 이스라엘 방문이 이번 합의를 이끌었다고 짚었다.

휴전 합의안은 6주간 휴전 상태에서 양측이 수감자와 인질 등을 교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마스가 생존 인질 중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33명을 먼저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민간인 인질 1명당 30명, 여군 포로 1명당 50명의 비율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계획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알마가지 난민 캠프에서 구급차들이 심하게 훼손돼 있다. [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2단계 휴전 협상 대신 1단계 휴전을 42일 연장하자고 주장하면서 평화 국면은 다시 파국에 이르게 됐다.

이스라엘은 휴전 1단계 상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한동안 군사작전을 자제하는 듯 했으나, 지난 18일부터 가자지구 내 약 80곳을 동시에 타격하며 공습을 재개했다. 이로 인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6일 동안 총 67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22일에는 칸 유니스를 공습해 정치국 고위 관리인 알-바르다윌을 사살했다. 하마스 정치국은 하마스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기구다.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의 긴장 고조 행위 자제 촉구에도 지난 25일엔 시리아 중부에 있는 군사기지 2곳을 또다시 공습했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지난 26일 의회(크네세트) 연설에서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부할수록 더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영토를 점령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고 말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재점령할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상태다.

헤즈볼라와도 다시 교전…시리아 남부 영토엔 ‘무기한 점령’ 선언

지난 2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요모르 마을 지역을 겨냥한 이스라엘 포격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외에도 아니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한 후 휘청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휴전을 체결했지만 지난 22일 교전을 다시 벌이면서 역내 긴장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12시20분께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의 명령에 따라 레바논 남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후 헤즈볼라 로켓 발사기 수십 대와 지휘 본부를 타격했다며 공습 영상을 공개하고 이스라엘 국민 보호를 위해 필요한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국경 근처에서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AP 통신은 이날 교전이 휴전 이후 가장 강도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의 완충 지대에서 이스라엘 군용 트럭들이 물자를 운반하고 있다. [EPA]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국경지대 시리아 영토에 대한 점령을 재차 선언하고 나서면서 영토 야욕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12일 시리아와의 영유권 분쟁지인 골란고원 내 요충지 헤르몬산에 신설한 군부대에 내·외신 기자를 초청해 “이곳을 무기한 점령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2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 남부와 접한 이스라엘 북부 지역의 안보를 이유로 시리아 영토 안쪽에 조성된 비무장 완충지대까지 병력을 진입시켜 현재까지 주둔하고 있는 상태다.

이스라엘의 영토 확장에도 미국은 물론 중동 국가들도 강력한 압박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의 안보에 대한 비용 부담을 꺼려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동을 차단하고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 베냐민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구상을 발표하며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중동 국가들 역시 이스라엘의 광폭 행보에 비난의 목소리만 낼 뿐 실질적인 저지는 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국가들이은 가자지구 전쟁이 자국 내 불안을 유발할 것을 우려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아랍 통치자들은 전쟁에 대한 수사적 비난에만 만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