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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 (수)

[여의도풍향계] 이재명 무죄에 尹 탄핵심판은…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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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지도자급 인사들의 중요 선고가 잇따랐던 '사법 슈퍼 위크'.

그 결과와 후폭풍은 지금 보시는 영상으로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대표의 만류에도 법원 앞에 '도열'해 있던 60여 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의 무죄 소식에 함께 기뻐했습니다.

주 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이 기각됐을 때만 해도 여권이 정국 주도권을 되찾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 대표 무죄 선고 이후 정국 무게추는 야권으로 쏠리는 모양새입니다.

2심 판결로 이 대표가 '피선거권 박탈'의 위기를 모면하면서,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될 경우 유력 대권 주자의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을 잡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썼던 그 역량을 우리 산불 예방이나 아니면 우리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썼더라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습니까“

이에 부응하듯 이 대표는 무죄 선고 직후, 곧바로 민생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산불이 확산하던 경북 안동으로 향하며, "개인적 고난은 넘었지만, 산불로 인한 국민 고통을 떠올리니 걱정이 앞선다"는 소회도 밝혔습니다.

연일 화재 현장에서 국가적 재난을 수습하는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며 사실상 '조기 대선' 대비 모드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도 처음 참석하며 안보와 통합 행보를 함께 밟는 모습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보 정책을 두고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조국을 지킨 용사들의 헌신에 응답하고, 우리의 서해를 굳건한 평화의 바다를 만들어내는 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이 해야될 일일 것입니다“

민주당으로부터 '명모닝', 이 대표에 대한 공세로 매일 아침을 시작한다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입니다.

우선 '사법 리스크'를 고리로 한 대야 공세의 명분이 약해진데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 할 경우 이 대표의 '독주'를 막을 무기 하나가 없어진 셈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고 직후 나온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이 대표의 지지율은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높은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국민의힘은 '이해하기 힘든 판결'이라며 이 대표의 항소심 재판부에 화살을 겨누고, 사법리스크의 불씨를 되살리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원내대표> "저는 판결문을 읽으면서 이 글이 판사의 판결문인지, 변호사의 변론서인지 잠시 헷갈렸습니다. 무죄 결정을 내리고 나서, 여기에 논리를 꿰어맞춘…“

율사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대법원이 항소심 결과를 파기하고 직접 선고까지 내리는 식의 '속전속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나경원 / 국민의힘> 의원 "대법원이 형사소송법 상 양형을 정하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대법원은 파기자판 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동시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대표 무죄 선고'가 마냥 '독'은 아니라는 낙관론도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연합뉴스TV에 이 대표 무죄 선고가 오히려 일부 헌법재판관들을 자극해 기각 또는 각하 의견으로 돌아서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도부 비공개 회의에서 나왔다고 귀띔했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판결을 바로잡는 차원에서라도, 헌법재판관들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절차적 문제 등을 더 철저히 들여다 볼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 내부 관측입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 "법원에서는 거짓말 면허증을 주는 판결을 해대는 판인데, 헌법재판소에서는 오염되고 그야말로 조작된 많은 증거나 증언에 의해서 대통령을 무리하게 탄핵으로 몰고가겠다는 것은 결코 온당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당 내부 '친한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 무죄 선고 뒤 '탄핵 불가' 목소리가 공개 분출하는 등, 계엄·탄핵 국면에서 분열된 여권이 다시 결집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됩니다.

민주당의 결집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대표 항소심 선고로 한 고비를 넘었지만,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라는 더 큰 고비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를 향한 장외 여론전과 대여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건 이런 이유에섭니다.

민주당은 대형 산불 발생 후 도보행진을 잠시 중단했지만, '24시간 천막당사' 체제를 유지하며 헌재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또 1인 시위와 릴레이 단식 등을 이어가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고 있는데, 한덕수 대행에 대한 '재탄핵'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전현희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한 총리는 이번주 안으로 마은혁 재판관을 즉각 임명하십시오. 민주당은 한덕수 총리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한 죄과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습니다"

이재명 대표 '무죄' 선고로 요동친 정국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따라 또 다시 크게 출렁일 전망입니다.

이 대표 항소심 선고가 향후 정국, 특히 헌재 탄핵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의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데, 역사의 중요 길목에서 또 사법부만 바라봐야 하는 정치권의 모습은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PD 류관형

AD 서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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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hw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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