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독교도 소수자도 장관에
국제 사회 우려 불식 시도노력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임시 대통령이 29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과도정부 개각을 발표하고 있다. 다마스쿠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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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혈사태를 겪은 시리아 과도정부가 개각을 단행했다. 소수민족과 여러 종교를 아우르는 개각에 여성까지 포함됐다. 그간 서방과 아랍국가들은 과도정부군과 축출된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 간 충돌로 민간인 수백 명이 사망한 이후 시리아 과도정부에 다양한 민족과 종교공동체를 포용하는 정부를 구성하라고 요구해 왔는데, 이번 개각은 이에 호응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임시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과도정부 확대 내각 개편안을 발표하고 23명의 장관을 지명했다. 이번 내각은 기존 내각과 마찬가지로 이슬람 수니파가 주도하지만, 소수민족과 소수 종교 신자도 다수 포함되었다. 지난 6일 과도정부군과 알아사드 지지 세력 간 충돌에서 크게 희생된 알라위족 출신 야룹 바드르가 교통장관으로 임명됐고, 이슬람 소수 종파인 알라위파 신자인 암가드 바드르가 농업 장관으로 임명됐다.
여성이자 소수 종파인 기독교 신자인 힌드 카바왓이 사회노동장관으로 깜짝 임명되기도 했다. 카바왓 장관은 축출된 알아사드 정권 아래에서 오랜 기간 저항 활동을 펼쳐온 유명 야권 정치인으로 종교 간 관용과 여성권 강화를 위해 노력한 인사다.
알샤라 대통령이 이날 개각으로 서방에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6일 알아사드 정권의 근거지인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를 중심으로 과도정부군과 알아사드 지지 세력 간 무장 충돌이 발생했는데, 이 충돌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 70%는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의 학살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후 국제사회는 과도정부에 여러 민족과 종교를 포용하는 정부를 구성하라는 압박을 강화해 왔는데, 이번 개각을 통해 과도정부가 시리아 통합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평이 나온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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