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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월)

청송 지역 피해 극심‥"트렁크까지 어르신 싣고" 필사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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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진화율이 낮은 지역에선 국립공원과 문화유산이 불타고 통신망과 고속도로 휴게소를 비롯한 지역 내 인프라가 파괴됐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도로 바로 옆에서 불길이 치솟고 자욱한 연기로 인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커브길을 알려주는 반사경도 쓰러져 있고 불씨가 날아 흩어지며 차창을 때립니다.

[청송군청 공무원 (음성변조)]
"뜨거운 열기가 바로 차 안으로 들어왔고 '진짜 여기서 차 한 번이라도 멈추면 죽겠구나'…"

지난 25일 저녁 청송군청 소속 공무원은 산골마을 어르신 7명을 태우고 필사적으로 대피소로 향했습니다.

[청송군청 공무원 (음성변조)]
"어쩔 수 없이 트렁크까지 (어르신들) 제가 태우면서 이동을 했거든요. 겉으로는 할머니들한테 '저 운전 잘한다고 괜찮다고 그냥 믿으시라고'…"

이 공무원이 지나쳐 온 마을은 집과 가재도구가 검게 타들어 무너져 있습니다.

[청송군 파천면 주민]
"우리 집까지 10분 안 돼서 동네 전체가 다 타버렸어. 우리는 차가 없으니 걸어 나오다 죽을 뻔했지. <걸어 나오셨어요?> 걸어 나왔지, 한 1.5km쯤 되네."

산불은 한때 청송읍내까지도 위협했습니다.

[김성락/청송군 청송읍]
"의료원 옆에, 그 산에도 불이 확 올라와서 아이고 정신이 없고 큰일 났다 싶은, 가야 안 되나 싶더구먼. 비가 좀 와야 하는데, 야속하다."

"이리 오지 마, 이리 오지 마, 이리 오지 마."

사찰 보광사의 마당은 불바다가 됐습니다.

경북 유형문화유산인 보광사 만세루는 순식간에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무 구/보광사 주지]
"단수돼서 물이 안 나오지, 아무런… 이런 문화재가 타고 있어도 물이 없었고 소방차가 오지 않으니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불길은 더 동쪽으로 전진해, 주왕산 자락 일부를 불살랐습니다.

유명 관광지인 청송군의 달기약수터 식당가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전소했습니다.

[황명현/달기약수터 식당 운영]
"하루하루 장사를 해서 먹고살아야 하니까 그게 제일 막막해 하세요, 주민들이."

당진영덕고속도로 양방향 휴게소들도 전소되다시피 했고 청송군은 여전히 곳곳마다 통신이 막히거나 가스가 안 나오고, 단수, 단전 상태입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대구), 최재훈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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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장우현 (대구), 최재훈 (안동) 김서현 기자(ksh@and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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