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01 (화)

中, 국유기업에 '파나마항구 매각' 홍콩재벌과 신규사업 중단령(종합)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블룸버그 "CK허치슨-美블랙록 거래 관련 당국 압박 가중"

SCMP "홍콩정부, CK허치슨과 접촉해 '합리적 출구' 논의"

연합뉴스

홍콩 기업 CK 허치슨이 운영하는 파나마 운하 두 곳 중 한 곳인 발보아 항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당국이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기업 블랙록 측에 매각하기로 한 홍콩 재벌 리카싱 가문과 국유기업 간의 신규 사업거래를 중단시켰다고 27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정통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중국 고위 당국자들의 명령에 따라 국유기업에 리카싱 일가 기업들과 새로운 협력을 보류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유기업들은 리카싱 일가 기업인 CK허치슨홀딩스, CK에셋홀딩스, 호라이즌스벤처스, 퍼시픽센추리 그룹 등과 관련된 사업 활동을 승인받지 못하게 됐다.

이 지시는 다만 이전에 진행된 사업거래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당국은 또한 리카싱 일가의 사업거래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중국과 해외에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번 명령에 대해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과 리카싱 일가 기업의 협력을 반드시 차단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CK허치슨의 파나마 항구 매각과 관련해 리카싱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정부는 파나마 항구 매각 우선협상 기간을 일주일가량 남겨 두고 CK허치슨과 '합리적 출구'를 논의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홍콩 정부가 이달 초 파나마 항구 매각 발표 직후 CK허치슨에 접근했으며 "양측 모두 합리적 출구(reasonable way out)를 찾기 위해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매각 철회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정치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매각을 강행할 경우에도 회사와 국가 모두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선택지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리카싱 청쿵(CK·長江)그룹 창업자 가문의 주력 회사인 CK허치슨은 지난 4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 지분 90%를 포함해 중국·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사업 부문 지분 등 기타 자산을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하고 우선협상에 들어갔다. 거래 규모는 228억 달러(약 33조4천억원)이고 본계약 체결은 4월 2일로 예정돼 있다.

연합뉴스

홍콩 재벌 리카싱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달 중순부터 파나마 항구 매각 거래를 강하게 비난하는 관변매체 논평들을 중국공산당 중앙홍콩마카오 공작판공실 등 당국 홈페이지에 연달아 게시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반독점 기구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등을 통해 CK 허치슨의 해외 항만 사업 매각 거래에 보안 위반이나 반독점법 위반 등이 있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지도부가 당초 파나마 항구 문제를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카드로 이용하려고 구상했으나 CK허치슨이 베이징의 승인을 요청하지 않고 매각을 발표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격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말부터 미국이 1999년 파나마에 넘긴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번 파나마 항구 매각 거래를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경쟁에서 미국의 승리라고 자랑하고 있다.

inishmor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