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인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을 현지지도하며 대형 무인 정찰기 '새별-4형'으로 추정되는 기체 앞에서 간부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 현지지도는 지난 25~26일 이뤄졌고, 조선중앙통신은 이를 2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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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정찰·공격 무인 공격기(드론) 성능 시험을 잇달아 참관하며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비대칭 전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육해공 재래식 무기 경쟁에서 한국에 완연하게 밀리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샛길을 내고 있다. 핵무기가 막대한 비용이 드는 비대칭 전력이라면 드론은 가성비 높은 저비용 전력인 셈이다.
특히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병된 인민군 장병들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후 드론 전력 증강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작년부터 자폭 드론을 대량생산하라고 독려하기 시작했다.
27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5~26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의 국방과학연구사업을 지도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날 북한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자폭 드론이 비행해 모의 표적인 전차를 타격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또 김 위원장이 대형 무인 정찰기 '새별-4형'으로 추정되는 기체를 살펴보는 사진도 보도했다. 통신은 "시험에서는 각이한(다양한) 전략 대상들과 지상·해상에서의 적군 활동을 추적 감시할 수 있는 탐지 능력을 갖춘 신형 무인 전략 정찰기의 혁신적인 성능이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자폭 드론 성능 시험을 참관하고 "무력 현대화 건설에서 무인 장비와 인공지능 기술 분야는 최우선적으로 중시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사업으로 인내성 있게 강력히 추진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북한이 최근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한 정찰·자폭 드론 모습은 2010년대 초중반 한국 상공으로 내려보냈던 조악한 형태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수차례 자폭 드론 관련 시설을 찾아가 전력 증강을 다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폭 드론 성능 시험을 참관한 후 "하루빨리 계열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그는 "(드론은) 생산비용이 적게 들고 공정이 단순하면서도 새로운 영역에서 타격력의 한 구성 부분으로 활용하는 것이 용이해지고 있다"면서 드론 개발을 군사적 측면에서의 '필수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공격용 드론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한국군은 고성능·중대형 정찰 드론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도 2023년 9월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며 다양한 규모의 감시·정찰 드론은 물론 공격용 드론과 '드론을 잡는 드론(드론킬러 드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공격용 드론 확충에 주력하면서 방향성에 다소 물음표가 붙는 모양새다. 북한이 벌떼식 드론 공격을 강행한다면 이에 대응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군도 2022년 말 북한 드론이 서울 상공을 침범한 이후 드론 전력을 증강하며 운용 기종을 다양화하고 있다. 군당국은 이 사건 이후 군단급 무인 정찰기 '송골매(RQ-101)'를 휴전선 이북 5㎞까지 날려 맞대응하기도 했다.
한국군은 지난해 폴란드산 자폭 드론인 '워메이트' 200대를 도입했다. 장기적으로는 자폭 드론을 '포탄'처럼 대량으로 비축하겠다는 방향성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드론 전력 확충을 우선 과제로 설정한 북한보다는 속도가 붙지 않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군 소식통은 "군의 드론 발전 속도가 다소 느린 측면이 있다"면서 "국내 개발과 해외 도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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