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韓대행 회동 추진…여야정 협의체 복원 움직임

국회의장, 대국민 담화 발표

"탄핵 선고 지연, 기본적 가치마저 흔들어"
"공권력, 집회 대응에 산불 대응까지 동시 담당"
"헌재 믿고 기다리자 말했지만…국민들 근본적 질문 던져"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체와 관련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27일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지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선고를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서는 헌재 권한쟁의심판 결과에 따라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신속히 임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우 의장은 한 총리와의 회동을 추진하며 여야정 협의체 복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탄핵 선고 지연이 초래하는 상황이 (헌정 수호와 같은) 기본적 가치마저 흔드는 지경으로 번지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선고 기일 미확정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깊어지고 국가적 역량이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는 이번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당사자이고, 탄핵 소추 청구인이자 12.3 비상계엄의 피해 기관이지만 헌재의 독립성과 신뢰성이 헌정 수호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면서도 "공권력이 탄핵 찬반 집회 대응과 산불 대응이라는 두 가지 큰 과제를 동시에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앞서 저는 국민들께 지금은 헌재의 시간이며, 헌재를 믿고 기다리자고 당부 말씀을 드린 바 있다"면서도 "헌법재판관 퇴임이 3주 앞으로 다가오고, 마은혁 재판관 미임명이 위헌이라는 판단도 났는데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헌재 선고에 대한 새로운 억측이 생기고, 이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지금 국민들은 국가 시스템이 과연 정상 작동하고 있는가,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까지 던지고 있다"며 "지금은 헌재에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국민의 시간 없이 헌재의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에 신속하게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려 줄 것과 함께, 한 대행에게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신속히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담화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따로 데드라인(시한)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국민들이 충분히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예상하고 기대하는 범위 내에서 의장이 요구하는 사항이 정리될 것으로 기대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탄핵에 대해서는 "의장은 최 전 대행의 국기 문란, 헌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탄핵소추를 단행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여야정 국정협의회에 대해서도 "속개 필요성에 대해 의장이 크게 공감하고 있다"며 "카운터파트가 최 전 대행에서 한 대행으로 바뀌어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 의장과 한 총리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진하고 있지만 한 대행이 산불 대행으로 바빠 오늘내일 중 성사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미임명을 이유로 여야정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며 대화가 공전했지만, 영남 산불에 대한 대응을 이유로 다시금 복원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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