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경북 의성군 안평면 창길리 야산의 산불이 산등성이를 따라 마을을 향해 번지고 있다. 의성=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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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역 역대급 산불에 국내 기업부터 해외 브랜드와 연예인까지 기부를 통해 한마음으로 대동단결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경상권 산불 피해가 여전히 확산 중인 가운데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성금을 비롯해 구호물품과 현장 인력, 장비 등이 지원됐다. 국내 4대 그룹은 총 90억 원 규모 성금을 기탁했고 각 기업들은 각자 사업 특기를 살린 현장형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자동차 업체들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국도요타가 성금을 기부했고 BMW와 벤츠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 총 90억 원 기탁… 삼성·SK그룹·현대자동차그룹·LG그룹
먼저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해 총 30억 원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기탁했다. SK, 현대차, LG는 각각 20억 원씩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에 전달했다.
네이버는 10억 원을 기탁하면서 모금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26일 기준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통해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 모금 캠페인을 진행해 약 14만 명의 네티즌이 참여한 모금액이 24억 원에 달했다. 카카오도 10억 원을 기부하며 플랫폼 같이가치를 통해 피해 소식을 전파하고 관련 캠페인을 함께 펼치고 있다. 같이가치에는 120만 명이 참여해 50억 원 이상이 모였다.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도 10억 원을 기부했고 아모레퍼시픽홀딩스도 2억 원의 성금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기탁했다.
경남 산청 대형 산불 닷새째인 25일 산청군 단성면 단성중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이재민이 구호 쉘터 안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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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도 성금 기탁에 발 빠르게 나섰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은 각 10억 원을 기부했다. 미래에셋그룹은 5억 원을 기부했다. IBK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도 각각 2억원을 보탰다. 여기에 더해 금융사들마다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 대출, 만기 연장, 금리 우대, 카드 결제 유예, 보험료 유예 등 실질적인 금융 구호책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원(왼쪽), 배수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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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부터 굴착기까지… 이재민 위한 현장 물품 지원도
기업들의 지원은 성금에 그치지 않았다. 각 사는 자사의 물류, 제조, 기술 역량을 총동원해 이재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장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 중인 이재민을 위해 생필품으로 구성된 재해구호키트 1000개와 거주용 천막 600개를 긴급 제공했다. SK하이닉스는 텐트와 바닥 매트 800세트, 구호 꾸러미 1500개를 조달해 지역에 전달했고 포스코는 위생용품과 이불, 비상식량 등이 담긴 구호 꾸러미를 자체 제작해 공급했다.
HD현대중공업은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들을 위해 도시락 1500인분을 제공했고 HD현대건설기계·인프라코어는 굴착기와 복구 인력의 현장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세탁·방역 차량 6대를 피해 지역에 파견했고 화재로 손상된 차량의 수리비를 최대 50%까지 지원하며 무상 세차 서비스도 함께 제공 중이다.
유통업계의 물품 지원도 활발하다.
롯데는 컵라면, 생수, 마스크, 에너지바 등 17종의 생필품으로 구성된 긴급 구호물품 1만8000여 개를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등에 전달했다. 이마트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2500만 원 상당의 긴급구호세트 250가구분을 기탁했고 이마트24는 에너지바와 음료 등 600인분의 구호 꾸러미를 현장에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생수 15만 병을 긴급 지원했으며 오비맥주 역시 생수를 2만4000병 긴급 지원했다. 동서식품은 커피믹스와 시리얼바 등 3000만 원 상당의 식료품을 제공했다.
농심은 라면과 물 등 푸드팩 6000세트를 지원했다. 삼양식품도 라면 등 1만4000개의 지원품을 전달했다. SPC그룹도 빵과 생수 등 물품을 대한적십자사와 협의해 필요한 곳에 지원 중이다. 현재까지 총 2만3000여 개를 지원했다고 한다.
이번 산불 피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은 단순한 일회성 기부를 넘어서 업의 특성과 역량을 총동원한 사회적 연대로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관계자는 “이재민들이 당장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나서주고 있다”면서 “복구를 넘어 장기적인 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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