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국립공원까지 덮친 '산청 산불'…내일 미군 헬기 뜬다(종합)

헬기 진화·산불 지연제 살포 총력에도 강풍 타고 확산

보물 이송·긴급 대피령·야간 진화 총력…내일 비 예고는 긍정적

경남 산청·하동 산불 엿새째인 26일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 일대에서 산불 진화 인력이 방어선 구축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산청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산청=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산청·하동 산불이 결국 지리산 방어선을 뚫었다.

이 불은 현재 바람을 타고 확산하고 있어 당국은 헬기가 철수된 야간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6일 경남도·산림청·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에 따르면 산청·하동 산불이 지리산 권역으로 확산했으며 산불 영향 구역은 20㏊로 추정된다.

당국은 그동안 지리산국립공원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헬기 등을 동원해 집중 진화 작업을 펼쳐왔다.

전날(25일) 밤사이 지리산 권역으로의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공중진화대 및 특수진화대를 투입해 방화선 구축 및 진화 작업에 집중했다.

26일 일출과 동시에 헬기를 투입해 진화에 주력했지만, 지리산국립공원 200m까지 접근한 산불은 이날 강한 바람을 타고 구곡산 능선을 넘은 것이다. 구곡산 정상을 넘으면 지리산국립공원 권역이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지리산국립공원으로 산불이 확대되지 않도록 산불 지연제 등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산불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했지만 강풍으로 인한 공원구역으로 옮겨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는 공원으로의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26일 오전 7시부터 경남사무소 전 직원 130명 등 160명을 동원해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펼쳤다.

당국은 지리산으로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헬기와 특수 진화 대원으로 집중 진화를 벌여왔지만 산불 현장이 40cm 이상의 낙엽층 등으로 물을 계속 뿌려도 진화가 어렵고 고지대라 인력 동원도 힘들어 진화의 어려움을 겪었다.

산불은 이날 오후부터 강풍을 타고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산청군은 삼장면 대포리 등 7개 마을 주민에게 산불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며 대피를 당부했다.

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긴급 재난 문자로 지리산 일원의 삼장면 대포·황점·내원·다간, 시천면 삼당·동당·중산 방면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여러 차례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도 긴급 재난 문자로 지리산국립공원 인근으로 산불 확산하고 있어 공원 내 탐방객은 신속히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현재 대피 인원은 산청군 357가구 503명, 하동군 584가구 1070명이다. 이들은 동의보감촌 휴양림, 옥종다목적 생태복합센터 등 21곳으로 대피했다.

산불 경로로 예상되는 덕산사(내원사)의 국보는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당국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 덕산사에 있는 국보 제233-1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 이송 조치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은 77%, 전체 화선은 64㎞이며, 진화 완료 화선은 48㎞(산청 36㎞·하동 12㎞)다. 잔여 화선은 16㎞(산청 7㎞·하동 9㎞)다. 산불 영향 구역은 1702㏊(축구장 2431개 규모)로 추정된다.

오는 27일은 산청과 하동 등 경남서부내륙에 5㎜ 미만의 비가 예보돼 있다. 또 주한미군 소속 미군 헬기 4대도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인다. 이 헬기는 물탱크 용량이 1만 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산불 진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산불로 4명이 사망하고 9명(중상 5명·경상 4명)이 다쳤다. 주택 28개소, 공장 2개소, 종교시설 2개소 등 72개소가 시설 피해를 입었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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