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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호텔이 돈된다"… 오피스로 바꾸려다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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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회현동 '보코 서울 명동' 호텔 전경.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이었던 이 건물은 오피스 개발이 무산된 후 리모델링돼 지난해부터 다시 호텔로 운영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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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운영을 멈추고 오피스 등으로 용도 변경이 검토됐던 호텔 자산들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 원화 약세에 따른 관광산업 가격 경쟁력 상승이 맞물리며 서울을 중심으로 호텔 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중이다.

26일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더프리마 호텔 종로'(옛 아벤트리호텔 종로점)는 오피스 개발 계획을 취소하고 지난해부터 호텔로 운영 중이다. 종로구 견지동에 위치한 이 호텔은 코로나 이후인 2022년 한 자산운용사가 오피스 개발을 목적으로 인수했으나 이듬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매각에 나섰다.

이후 호텔 전문 운용사인 더프리마가 해당 자산을 다시 매입해 리모델링을 마친 뒤 지난해부터 호텔로 운영하고 있다. 더프리마 관계자는 "향후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 호텔 사업의 수익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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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회현동의 '보코 서울 명동'(옛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22년 이 호텔은 오피스 용도 변경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과 접촉하며 몇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결렬됐다. 결국 그래비티자산운용이 인수한 뒤 리모델링해 지난해 9월부터 호텔로 운영 중이다.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지난해 말 블루코브자산운용과 함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SM(삼라마이다스)그룹 사옥을 약 1200억원에 인수했다. SM그룹은 원래 호텔이었던 이 건물을 사옥으로 활용해왔으나 블랙스톤은 이를 다시 호텔로 용도 변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오피스로 개발되려던 호텔들이 다시 본업으로 돌아오는 건 관광산업 전반이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37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93.5%까지 회복됐다. 올해는 1750만명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서울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85.5%로 최근 6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호텔 공급은 제한적이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은 최근 발간한 '한국 호텔 투자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의 여파로 서울의 여러 4성급 및 5성급 호텔들이 폐업하면서 약 4000개의 객실이 공급에서 제외됐다"며 "한국 호텔 시장은 우호적인 수요·공급 상황이 중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 자산의 투자 수익률도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다. 임대 가격이 수년간 고정되는 상업시설, 아파트와 같은 임대형 부동산에 비해 호텔은 매일 실시간으로 숙박 요금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호텔 자산의 가치 상승세가 이어지며 거래도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JLL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호텔 거래 총액은 약 1조6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배상열 신한리츠운용 리서치부장은 "호텔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재개발 수단'에서 '수익형 자산'으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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