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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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례적으로 이곳을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전쟁이 17개월 넘게 장기화되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멈추고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하마스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된 것이다
시위는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안에서도 폭격 피해가 특히 극심한 북부 베이트라히야에서 열렸다. 인도네시아 병원 앞에 모인 주민 수백여명은 파괴된 거리를 행진하며 “우리는 살고 싶다” “하마스 퇴진” “전쟁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인근 자발리야 난민촌에서도 오랜 기간 굶주림에 시달린 주민 수십여명이 “우리는 먹고 싶다”는 구호를 외치며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시위를 누가 기획하고 주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추가적인 시위를 예고하며 동참을 촉구하는 글도 퍼지고 있다.
이번 시위는 이스라엘군이 2개월간의 휴전을 끝내고 최근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재개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한 시위 참석자는 AFP통신에 “사람들은 이제 전쟁에 지쳤다”면서 “하마스가 권력을 포기하는 것이 이 전쟁을 끝내는 해결책이라면, 왜 하마스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권력을 포기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 능력을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피란 생활도 반복되면서 이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여론이 속속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전쟁 재개 뒤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는 5만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에선 2019년에도 ‘비드나 니쉬(우리는 살고 싶다)’라는 구호 아래 하마스를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하마스에 의해 무력화됐다. 하마스는 이 시위를 정치적 라이벌인 파타가 조직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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