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시작한 가운데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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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 제품 주요 수출처인 유럽연합(EU)이 올 2분기 한국산 수입 쿼터(세이프가드)를 축소했다. 이 조치로 인해 무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 할당량이 약 14% 줄게 된 철강 품목도 있다. 각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 폭탄’을 막고자 보호무역 기조로 접어들면서 한국 철강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EU는 25일(현지시간)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 개정안’을 관보에 게재했다. 개정된 규칙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EU는 한국산 철강 제품 중 열연, 냉연, 도금강판, 유기 코팅 강판 등 10가지 품목의 수입 쿼터를 조정했다. EU는 쿼터 이내의 한국산 제품에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정해진 양보다 넘는 제품에는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쿼터가 가장 많이 줄어든 품목은 열연이었다. 당초 EU는 올 2분기 열연의 무관세 할당량을 18만6358t으로 정했다가 이날 발표한 규정에서 16만1144t으로 13.5% 줄였다.
EU 무역·경제안보과는 관보를 공지하며 “수입품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내 철강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며 “역내 철강 수입 수요도 줄고 있다”고 세이프가드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이 지난 2월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알루미늄 무관세 규정을 없앤 점, 터키·콜롬비아·캐나다 등이 최근 관세를 올린 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도 특정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등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U는 이번 세이프가드 개정 이후에도 다른 방법을 통해 철강 제품 관세를 올릴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EU로 수입되는 철·철강, 알루미늄 등 6가지 품목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해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CBAM)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내년 6월 종료되는 세이프가드 제도를 대체하는 무역 보호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EU가 철강 제품 관세를 올리면서 국내 철강 산업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 수출된 철강은 422만2994t(영국 포함)으로 전체 철강 수출(2835만411t)의 약 15%를 차지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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