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회사, 밤엔 배달일"…싱크홀 참변 '30대 가장' 사연에 먹먹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5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전날 발생한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에 매몰됐던 실종자가 이송되고 있다. 전날 오후 매몰된 실종자는 사고 발생 17시간 만에 발견됐으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5.03.25.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로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 씨(33)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배달일을 하던 박 씨는 사고 당일에도 배달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저녁 6시 29분쯤 서울 강동구 도로 한복판에서 직경 20m가량 싱크홀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박 씨가 매몰됐다.

박 씨는 사고 약 17시간 만인 지난 25일 오전 11시 22분쯤 싱크홀 중심 기준으로 고덕동 방향 약 50m 지점에서 호흡과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박 씨는 헬멧과 바이크 장화를 착용한 모습 그대로 발견됐다.

지인들에 따르면 박 씨는 2018년 아버지를 사고로 잃은 후 어머니와 여동생을 부양하며 가장 역할을 해왔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사업이 어려워지자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낮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퇴근한 뒤엔 부업으로 배달일을 했다.

25일 오후 8시쯤 박 씨의 빈소가 차려졌다. 장례식장에는 강동구청 직원들이 나와 자리를 지켰다. 빈소 앞에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주혜 전 국민의힘 의원, 이수희 강동구청장 등이 보낸 근조기가 놓였다. 박 씨의 지인들은 '성실하고 착한 사람'으로 고인을 기억했다.

한편 이번 싱크홀 발생과 관련 노후 상수도관,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 구간 공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정밀 종합 조사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동 조사를 꾸린다는 방침이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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