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300년 고찰’ 고운사 전소, 세계유산 병산서원도 초비상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5일 경북 의성 고운사 입구의 최치원 문학관이 불타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의 ‘천년 고찰’ 고운사를 삼켰다.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는 일주문이 전국 사찰 가운데 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우며 건축물인 가운루와 연수전이 각각 국가지정유산 보물이다.

산림 당국은 25일 이날 오후 4시50분쯤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가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고 밝혔다. 사찰 경내에 있던 스님과 신도들은 전각에 불길이 옮겨붙기 직전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고운사 도륜 스님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소방청으로부터 전각이 다 불탔다고 들었다”면서 “보물인 석조여래좌상은 스님과 신도들이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9세기로 추정되는 석조여래좌상은 몸체와 광배(머리 뒤를 둥글게 감싸는 조형물)는 인근의 안동 청소년문화센터로 옮겼지만 받침대인 대좌는 이송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불탄 것으로 추정되는 전각 중 하나인 가운루는 1668년에 창건됐다. 계곡에 가로질러 설치된 독특한 사찰 누각으로서 조선 중·후기 양식이 잘 살아 있다고 평가됐다. 연수전은 조선 왕실 기념 건축물로서 원형이 잘 보존됐고 특히 단청과 벽화가 빼어났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이날 의성군 산불이 안동군으로 번지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풍천면 하회마을 등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후 4시55분쯤 하회마을 주민에게 재난 대피 문자가 발송된 가운데 불길은 오후 6시쯤 마을과 직선거리로 8㎞가량 떨어진 곳까지 이르렀다. 풍산 류씨의 씨족마을인 하회마을은 전체가 국가민속문화유산에 올라 있고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201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풍천면 병산서원도 긴장 상태다. 병산서원에는 보물 만대루가 포함돼 있다. 풍천면 일대엔 소방차 10대가 긴급 투입됐으며 안동시 측은 소방호스 등을 동원해 주요 시설물에 물을 뿌리면서 화재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국보·보물 8건이 집적된 안동군 봉정사는 화재 피해를 막기 위한 유물 긴급 이송에 돌입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꼽히는 봉정사 극락전(국보)을 비롯해 대웅전(국보)·고금당(보물)·화엄강당(보물) 등 건축물을 제외하고 주요 탱화와 불상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로 옮기는 조치다.

한편 이날 안동군 길안면으로 번진 산불로 인해 16세기 초 목조 정자인 만휴정과 일대 원림이 불탄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진 이곳은 국가지정유산 명승이다. 안동시는 만휴정과 용담사, 묵계서원에 소방차와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이날 오후 4시 불이 만휴정 뒤쪽을 덮치자 인력을 철수시켰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오후 5시30분 국가유산 재난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수위인 ‘심각’으로 발령했다.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