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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정의선, 백악관서 투자계획 발표를” 트럼프의 깜짝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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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백악관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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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뤄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210억 달러(약 30조8500억원) 대미 투자 공식 발표는 현대차그룹도 깜짝 놀랄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25일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은 현대차그룹 측에 최근 “백악관에서 정 회장이 직접 투자계획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는 26일(현지시간) 열리는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혹은 JD 밴스 부통령의 참석을 목표로 백악관과 수개월간 접촉하고 있었다. 하지만 참석 여부를 알려주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백악관 발표’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마음을 졸여왔던 현대차그룹으로선 트럼프 2기 체제에서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투자계획을 밝히게 된 점에 “깜짝 놀랐다”는 분위기다.

정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전후 별도 티타임을 가지진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발표에 나선 6분가량의 생중계를 통해 협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정 회장은 겸손과 친밀감을 내세웠다. 협상에서 비교적 약자가 선택하는 방식이다. 루스벨트룸에 도열해 있던 정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자 깍듯이 인사하고 이후 3분40초간의 발표 내내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도 2019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와 2020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의 만남을 강조하며 HMGMA 성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기도 했다. 특히 정 회장은 백악관 회견에서 짙은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했는데 2019년 수석부회장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의 서울 회담 당시 착용했던 넥타이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안방인 백악관으로 글로벌 기업 총수를 불러 조 단위 투자계획을 발표시키고 있다. 이 같은 형식은 지난 1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지난달 웨이저자 TSMC 회장, 지난 6일(현지시간) 프랑스 해운업체 CMA CGM의 로돌프 사데 최고경영자에 이어 정 회장이 네 번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회유와 압박을 동시에 구사했다. 정 회장 발표에 앞서서는 “오늘은 정말 아름다운 발표가 있다”라며 현대차그룹을 치켜세웠지만 질의응답 과정에서 “(자동차 관세가 부과되는) 4월 2일은 우리가 빼앗긴 돈을 다시 되찾는 ‘해방의 날’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압박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각 기업에 대미 투자를 적극적으로 압박한 다음, 투자가 발표되면 마치 혜택을 베풀 것처럼 나서는 프레임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런 수단을 적극적으로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효성·오삼권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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