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수저 계급론’에 청년층 좌절 담겨
다층적 사회안전망 시급히 강화를
사회계층 양극화는 개인 또는 가족의 소득과 자산 등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하여, 사회계층 구조에서 중간층의 비율이 줄어들고, 그 줄어든 사람 중 일부는 상층으로 이동하지만 대다수는 하층으로 이동하여 빈곤층이 증가하게 되는 사회현상을 가리킨다.
소득양극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산업과 내수산업, 전문직과 비전문직,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고소득 직종과 저소득 직종을 가르는 다양한 기준으로 노동시장이 분절된 상태에서 개인들이 그 경계를 넘어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다. 사회경제 구조의 변화에 따라 21세기 이후 새롭게 많이 늘어난 서비스업 일자리도 대부분 비정규직, 저임금 근로자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배달 라이더, 택배 기사, 학습지 교사 등) 중에서도 고소득자보다는 저소득자가 더 많이 만들어졌다. 정부는 공적 개입을 통해 소득양극화를 완화하려는 시도를 해왔고, 가처분소득 기준에서 소득양극화가 다소 완화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렇지만 65세 이상 노년층 내 소득양극화가 특히 크고, 50∼65세 장년층의 소득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자산양극화는 개인의 가족 배경 차이뿐 아니라 소득 격차의 장기간 누적,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세로 인해 자산 규모가 양극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자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 자산양극화는 수도권 주민 내부에서, 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주민 간에서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자산양극화는 결혼시장에서도 표출된다. 개인이 자신과 비슷한 학벌, 직업, 소득, 성장 배경을 가진 상대를 선호하는 ‘계층동질혼(階層同質婚)’ 또는 “그들만의 리그” 현상이 굳어졌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사회적 기회 격차로 인해 사회계층 양극화의 개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회계층 양극화는 자녀에 대한 부동산 증여뿐 아니라 사교육, 대학 입시, 취업, 결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기회 불평등을 만들어냈다. 공교육의 부실화, 과도한 선행 학습과 맞물린 사교육 등으로 인해 계층 간 교육 기회 격차는 더욱 커졌지만, 대학 입시는 신입생을 성적순으로 ‘선별’하는 기능에 머물러 있고, 교육의 ‘사회이동 사다리’ 기능은 급격히 퇴화하였다.
이제는 사회복지 제도와 운영 방식의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다. 노동시장과 사회에서 차별을 철폐하고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동일 노동·동일 임금의 원칙을 실현해야 한다. 다양한 사회적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및 사회적 참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복지 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진 및 직장여성의 보육·양육 지원 정책 강화도 중요하다. 노인 빈곤층, 가계부채 과다 보유 가구 등에 대해서는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세와 사회보험료의 누진성을 강화하면서, 개인과 가족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다층적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사회계층 양극화는 개인의 ‘사회적 고립’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경제적 측면과 아울러 사회적 측면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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