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좌충우돌 스타일을 곱씹게 하는 이번 선회로 지구촌도 한결 바빠지게 됐다. ‘트럼프 달래기’에 쓸 협상안을 마련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미 다들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줬거나, 중국에 유리하게 돼 있는 정책들을 없애겠다는 카드를 챙기고 있다.
현대차 행사는 백악관에서 열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생산 공장을 확장하고, 전기로 제철소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대차가 이런 발표를 백악관에서 하고 트럼프가 바로 이 자리에서 유화 제스처를 내놓은 것은 의미가 적잖다. 현대차만이 아니라 미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한국 수출·제조업 전반을 위해서도 그렇다.
트럼프는 “(현대차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현대는 대단한 기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의 반응은 제법 고무적이지만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트럼프가 말 한마디 바꿨다고 하루아침에 선물 보따리를 돌리는 산타클로스로 변할 리는 없다. 상대국의 무역 장벽 수준을 파악해 스마트 폭탄을 투하하듯 보복 관세를 때릴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우리라고 예외일까. 변수가 많다. 급소를 짚는 대응이 중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네 번째)과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세 번째)는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를 신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현대차는 정말로 위대한 회사”라며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기 때문에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날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트럼프가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4월 2일 직전에 이뤄진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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