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티시먼 스파이어의 롭 스파이어 CEO와 이 회사가 보유한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더스파이럴 빌딩. 티시먼 스파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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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부동산 투자·개발 회사인 티시먼 스파이어가 한국 바이오산업의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관련 연구단지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함에 따라 관련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전주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롭 스파이어 티시먼 스파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인천 송도나 경기 용인과 같은 지역은 하버드대에 버금가는 연구단지를 조성할 여건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 바이오산업이 한 번 더 발전할 계기를 마련한다면 투자·개발사 입장에서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티시먼 스파이어의 그레이엄 매키 아시아태평양 총괄, 고문기 한국대표 등이 자리했다.
그는 "한국 바이오산업은 세계적인 대기업과 유망한 스타트업이 모두 존재하지만 생명과학에 특화된 고사양 인프라스트럭처는 아직 부족하며, 이는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본사가 위치한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가 이를 상징하며, 뉴욕 외에도 보스턴·시카고·시애틀 등 12개 대도시에서 대형 상업용 부동산을 운용 중이다.
티시먼 스파이어는 오랜 생명공학 연구시설 개발 노하우를 인정받아 하버드대의 생명공학 산학리서치센터(Enterprise Research Campus·ERC)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버드대에 앞서 화이자 등 글로벌 업체들과 13개 생명과학 부동산을 개발 완료 또는 개발 중이며 국민연금이 참여한 프로젝트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이어 CEO는 "생명공학 연구시설을 개발하는 것은 일반적인 부동산과 아주 다르다"며 "연구기관들이 요구하는 조건도 다양하고, 여러 조직이 협업해야 하는(Interwoven)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명과학 부동산을 위해 별도 회사를 차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임대주택 사업장들은 모두 소규모로 운영 중인데, 티시먼 스파이어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임대주택 사업을 세계 각국에서 성공해낸 경험을 갖고 있다.
스파이어 CEO는 "저렴한 가격대거나 청년·노년층 맞춤형 임대주택을 개발한 경험도 많다"며 "대규모 부동산 개발은 공적 연기금의 투자를 받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투자자들의 입장을 감안해 수익 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충족하는 임대주택 사업에 나서려고 한다"고 전했다.
국내에는 기존 임대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해외 자본이 주거형 부동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티시먼 스파이어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을 매입한 뒤 공간을 재구성해 가치를 올리는 사업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둬왔다. 1996년 매입한 록펠러센터가 대표적이다.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전망대(Top of the Rock)와 명소를 추가했다.
스파이어 CEO는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 역시 19세기에 지어진 건물의 가치를 보전하면서 내부 근무자들은 21세기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며 "역사적 건축물을 재구성할 때는 일반적인 개발보다 제약 사항이 훨씬 많지만 오히려 이를 영광으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스파이어 CEO는 임기 중 최대 성과로 꼽히는 뉴욕의 더스파이럴 개발 경험도 공유했다. 그는 이 건물의 최상층을 모든 입주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공용 커뮤니티 공간)로 구성한 것을 주된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스파이어 CEO는 "가장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층을 레버리지로 삼아 다른 모든 층의 값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며 "개발 당시만 해도 부정적 시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수많은 빌딩에 적용되고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스파이어 CEO는 한국에서도 티시먼 스파이어의 철학을 접목한 개발을 실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현지 전문가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이번에 한국대표로 선임한 고문기 대표는 건축·도시 분야의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수의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성공시킨 부동산 개발 전문가로서 향후 한국 내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사무소 개소를 통해 국민연금과 더욱 긴밀히 연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냈다.
스파이어 CEO는 "그간 국민연금과 함께 많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러냈지만 본사와의 시차, 물리적 거리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있었다"며 "전주사무소를 통해 국민연금의 글로벌 부동산 투자 기회 발굴, 다양한 자산군 분석 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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