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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요리-물리치료 등 전공 살려 재능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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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대, ‘전공 봉사 현장학습’ 운영

복지관 찾아 어르신 스트레칭 돕고

주민자치회에 200인분 음식 봉사

우수 기획안 선정해 시상금 수여도

호남대 물리치료학과 학생들이 18일 광주 광산구 행복드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의 스트레칭을 돕고 있다. 호남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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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정성껏 요리를 했어요. 전공을 살려서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무척이나 뿌듯했습니다.”

호남대 외식조리학과 학생들은 18일 광주 광산구 캠퍼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오룡동 주민자치회를 찾았다. 학생들의 손에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음식과 반찬이 들려 있었다. 주꾸미삼겹살, 오리불고기, 마늘보쌈. 고추잡채, 묵은지김치찜, 해물파전, 찜닭, 무생채 등 13가지 메뉴에 200인분이나 됐다. 음식 봉사를 위해 신입생 전원과 2, 3, 4학년 등 158명이 13개조로 나눠 메뉴 기획부터 식재료 구매, 조리, 포장을 함께 했다. 이날 봉사 활동은 호남대가 8년째 벌이고 있는 ‘전공 봉사 현장학습(FT·Field Trip)’이다. FT는 신입생이 선배와 함께 학과별로 특화된 전공 분야를 체험하고 자신들의 재능을 이웃과 나누는 과정을 통해 봉사의 기쁨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외식조리학과 3학년 박현준 학회장(24)은 “먹고 마시는 단합대회 대신 재능기부를 하고 현장 실습도 하면서 이웃 사랑의 소중함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호남대가 새 학기를 맞아 전공을 살려 지역사회 곳곳에 나눔의 씨앗을 뿌리는 FT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호남대가 2017년 도입한 FT는 대학이 주도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학생들의 자치 활동이 가미된 형태다. 그간 학생회가 주축이 돼 진행하는 MT(membership training)와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FT는 정규 교육의 하나인 만큼 학생들의 출석이 의무화되고 FT 비용도 학교에서 실습비 형태로 일부 지원한다. 따라서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주 폭력 등 불미스러운 사고로 얼룩져 온 대학 MT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학과 가운데 전기공학과와 정보통신공학과, 컴퓨터공학과가 스타트를 끊었다. 전기공학과 학생들은 17일 전남 나주시 다도면 장암마을에서 노후 전기시설을 교체했다. 정보통신공학과는 광주 남구 지역아동센터에서 프로그래밍 언어 교육을 했고 컴퓨터공학과는 나주의 한 노인요양센터를 방문해 스마트폰 사용법과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안내했다. 물리치료학과 학생들은 18일 광주의 3개 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퇴행성관절염 예방 운동법과 낙상 예방 운동, 근골격계 테이핑 요법 등을 강의했다.

뷰티미용학과는 24일 광주요양병원에서 헤어커트와 파라핀 마사지, 네일 아트 등 봉사 활동을 했다. 축구학과와 태권도학과도 이날 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집에서 축구와 태권도를 가르쳤다. 경찰행정학과는 25일 불법 촬영과 도감청을 막기 위한 시큐리티 봉사 활동과 야간도보 순찰을 한다.

호남대는 38개 학과가 제출한 전공봉사 현장학습 기획안을 심사해 우수 기획안을 선정하고 시상금을 주고 있다. 박상철 호남대 총장은 “전공 봉사 현장학습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과 함께 대학과 지역사회가 밀접한 파트너십을 맺고 동반 성장하는 사례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능 나눔과 지역 봉사를 실현하는 교육의 장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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