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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팽창시켜온 거대한 암흑에너지가 점차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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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 참여 DESI 연구팀
우주의 70% 이룬 암흑에너지 밀도, 45억년간 10%씩 약해져
우주의 역사 설명하는 표준이론 수정해야 할 수도

DESI 연구진이 만든 수백만 개의 은하와 퀘이사의 거리와 방향이 찍혀 있는 우주의 3차원 지도 /사진=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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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약 70%를 이루며 우주의 팽창을 가속해온 거대한 암흑에너지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24일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에 따르면 천문연이 참여 중인 DESI(암흑에너지분광장비) 국제공동연구팀이 최근 3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암흑에너지는 현재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추정되는 미지의 에너지다. 우주의 역사를 설명하는 표준이론인 표준우주모형에 따르면 우주는 초고온·초밀도 상태에서 대폭발(빅뱅)로 생겨나 팽창을 거듭했고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이때 우주의 팽창을 가속한 힘을 암흑에너지라고 한다.

천문학계는 표준이론에 따라 암흑에너지가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가정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암흑에너지가 사실상 지난 45억년 동안 10%씩 약해졌음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대로라면 우주의 팽창 가속도는 암흑에너지 밀도의 감소와 함께 점점 줄고 있는 셈이어서, 우주가 꾸준히 팽창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현재의 표준우주모형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DESI 연구팀은 물질이 우주 전체에 어떻게 퍼져 있는지 연구해 암흑에너지의 영향을 추적했다. 극초기 우주의 사건은 물질이 어떻게 분포되는지에 따라 미묘한 패턴을 남기는데, 이를 '중입자 음향 진동(BAO)'이라고 한다. BAO 패턴은 일종의 표준 눈금자 역할을 한다. BAO 패턴을 측정해 우주 역사 전반에 걸친 암흑에너지의 밀도를 알 수 있다. 연구팀은 BAO 데이터와 더불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 초신성, 약한 중력 렌즈 관측 자료를 결합했다.

그 결과 나온 관측 자료는 표준우주모형에 따른 암흑에너지의 추정 밀도와 달랐다. 연구팀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암흑에너지 모형' 이론이 기존 우주론 모형보다 관측 자료를 더 잘 설명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샤피엘루알만 박사, 데이비드 파킨슨 박사, 윌리엄 매튜슨 박사, 쿠샬 로드하 박사과정 학생 등 천문연 연구팀이 참여했다. DESI는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분광기로 우주 3차원 지도를 만드는 대규모 국제 공동 프로젝트다. 한국을 비롯해 11개 국가, 70개 기관 연구자 900여명이 참여 중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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