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화마와 싸우는 경남…강풍·건조한 기후로 진화 장기화

최대 풍속 초속 10∼16ｍ…일몰로 헬기 철수 뒤 불길 다시 치솟는 상황 반복

산림청 헬기, 산불 진화 작업 (산청=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경남 산청군 지역 산불 발생 나흘째인 24일 오후 산림청 헬기가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2025.3.24 image@yna.co.kr

(김해·산청=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수일째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김해 산불은 현장에 불어닥친 강한 바람과 건조한 기후, 낮은 강수량 때문에 장기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몰 이후 제한된 시야로 인해 헬기가 철수하고 투입된 인력은 방어선 구축에 주력해야 하므로 진화작업이 더뎌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4일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산청군 시천면 산불이 발생한 지난 21일 이후 경남에서는 최대 풍속이 초속 10∼16ｍ에 달하는 강풍이 불고 있다.

이 때문에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지는 것은 물론 불티가 이리저리 흩날리는 비화 현상이 발생해 산발적으로 불이 곳곳에 옮겨붙었다.

한쪽에서 불을 끄면 다른 쪽에서 불길이 치솟는 상황이 반복되는 셈이다.

게다가 건조한 날씨로 인해 낙엽과 초목 등에 불이 옮겨붙는 속도가 빠르고 올해 누적 강수량도 예년 대비 54%(73.5㎜) 수준에 그칠 정도로 적다.

그 결과 빠른 속도로 화재가 확산하며 진화해야 할 산불 범위도 넓어졌지만, 장비와 인력은 분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4일 오전 6∼8시 사이 산청 화재 현장에 비가 잠시 내리기도 했으나, 누적 강수량이 1㎜ 미만에 그쳐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날이 어두워지면 헬기가 철수해야 하고, 투입 인력도 제한된 시야 때문에 적극적 진화작업을 할 수 없는 점도 진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헬기는 지형과 관계없이 불의 연소 방향을 결정하는 '불 머리'에 물을 뿌리며 방화선을 구축하기에 산불 진화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산림당국은 야간이 되면 방어선을 구축해 민가로 향하는 불길을 저지하는 데 주력하고, 동이 트면 다시 헬기를 투입해 본격적으로 진화작업에 돌입하는 것을 며칠째 반복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밤샘 진화를 하고 있으나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용한 진화자원을 총동원해 주불 진화와 인명 및 민가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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