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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진 전문성 강화, 경력·능력 공개가 첫발[사외이사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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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M, 국내선 SK 등 일부 대기업만 공시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아…공개에 소극적

호주는 공시 의무화, 미국도 대다수 기업이 공시

“BSM 정착은 글로벌 투자자들 신뢰 확보에 도움”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SK(034730)(주)는 2022년 발행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부터 사내·사외이사의 전문분야 및 경력과 함께 리더십, 법률·공공정책, 국제관계, 독립성 충족여부 등 8개 부문의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 Board Skills Matrix)을 공개하고 있다. 또 SK하이닉스(000660)와 SK바이오팜(326030) 등 다른 계열사로도 BSM 공시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국내 기업들의 사외이사 구성이 학계와 관료 출신에 치우치면서 전문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이사회 구성원의 능력이나 경력 등을 시각화해 파악할 수 있는 BSM과 같은 제도적 장치의 도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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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BSM이 지난 2022년 도입됐지만 기업 전반에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BSM을 공개한 기업은 24곳에 불과했다. 이들은 모두 시가총액 30위 기업에 속하는 곳이다. 또 공개한 기업 중에서도 개별 이사의 전문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이사들의 역량 합산 통계만 제시하는 곳도 있었다.

BSM은 이사회 구성원의 능력과 경력 등을 직관적으로 공개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활용하면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BSM 공시를 의무화해 대다수 기업이 BSM을 공시하고 있고, 미국도 S&P500에 속한 기업을 중심으로 절반이 넘는 기업이 BSM을 공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에선 BSM을 공개하는 데 법적 의무가 없고, 기업들이 BSM을 외부 감시 강화 요소로 받아들이면서 제대로 된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기관 투자자들의 요구도 미미해 기업들이 공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사회 내 전문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BSM 등 제도적 장치가 의무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경영 투명성이 향상되고, 투자자 신뢰도가 높아지리라고 전망한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BSM을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을 끌어올리는 필수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며 “BSM 등의 도입과 정착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적극적인 논의와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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