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탄핵 집회 가니 공짜 떡볶이 주더라" 대만 걸그룹 출신 배우 논란

서울 여행 중 광화문서 탄핵 집회 경험 공유

"외국인에게도 음식 나눠주고, 쓰레기도 치워"

"타국 엄중한 정치 상황에…" 누리꾼 비판

대만의 한 여성 연예인이 한국 여행 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야유회 같았다는 소감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현지 네티즌들은 엄중한 정치 상황을 외국인의 시선에서 가볍게 소비했다며 "경솔하다"고 비판했으나 그는 "한국은 정말 좋은 곳이다. 다음에도 서울 여행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챠오신 인스타그램 캡처

19일 연합신문망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걸그룹 '헤이걸' 출신으로 배우와 모델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챠오신(38)은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서울을 여행하다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집회를 둘러봤다며 현장에서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게시했다.

그는 "처음으로 한국의 민주 집회 현장을 경험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며 "초대형 야유회와 다를 바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의자와 푸드트럭도 있었고, 온갖 먹을거리들이 있는데 모두 공짜였다"며 "내가 외국인인 걸 아는데도 사람들은 친절하게 내게 말을 걸고 많이 먹으라고 해줬다"고 했다.

또 "먹고 난 쓰레기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치우더라"며 "한국인들의 단결력은 정말 과소평가할 수 없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어로 '고마워요'라고 적었다.

게시물에는 그가 광화문 집회에서 떡볶이와 핫도그 등을 먹는 모습과 먹거리를 나눠주는 시민의 모습 등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함께 공유됐다.

이후 현지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게시물에 "경솔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이웃 국가의 엄중한 정치 상황을 가볍게 소비했다는 지적이다. 대만 네티즌들은 "이웃 나라의 집회를 야유회라고 비하하다니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낮다" "이 집회가 한국인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떠드나" "다른 나라에 갔으면 그 나라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발언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황챠오신 인스타그램 캡처

논란이 지속되자 그는 재차 게시물을 올려 "대만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이라 관광객으로서 모든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한 중년 남성이 웃는 얼굴로 따뜻한 음료를 나눠주는 사진과 함께 "사람들은 내가 외국인인 것을 알면서도 나에게 손짓하며 따뜻한 음료를 나눠주고, 시위가 끝나자 모든 쓰레기를 수거해 갔다"며 "이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자세"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적인 반응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관광객으로서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SNS에 공유한 것뿐 외국인으로서 한국 정치에 대한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규모 집회가 광화문뿐 아니라 관광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며 "이런 곳을 지나는 다른 많은 외국인 관광객도 이 장면을 촬영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한국은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곳"이라며 "다음 여행에서도 난 당연히 서울에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