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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 (목)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캐나다 총리, 佛-英 찾아 ‘反트럼프 연대’… 그린란드 인근도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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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순방서 “자유무역-안보 협력”

카니 “트럼프, 무례한 발언 중단을”

佛마크롱 “프랑스인, 캐나다 사랑”

英찰스 3세, 캐나다 국기색 넥타이

파리 찍고 런던 간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위쪽 사진 왼쪽)가 1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이날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카니 총리(오른쪽)가 찰스 3세 국왕을 예방하는 모습. 이날 찰스 3세는 캐나다 상징색인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해 화제가 됐다. 파리·런던=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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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은 캐나다를 사랑합니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캐나다인은 프랑스를 사랑합니다.”(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14일 취임한 마크 카니 신임 캐나다 총리가 첫 해외 순방국으로 프랑스와 영국을 택했다. 그는 17일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연속으로 회동했다.

카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 당시 상대방 국가를 향한 애정을 연인처럼 고백했다. 특히 카니 총리는 영어와 함께 캐나다의 공용어인 프랑스어로 발언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두 사람의 인사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카니 총리는 같은 날 런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캐나다에 “무례한(disrespectful) 발언을 중단해야 진지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조롱당한 캐나다 역시 미국으로부터 거센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 과정에서도 소외당한 유럽이 ‘반(反)트럼프’ 연대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 첫 순방지로 佛-英 택해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규범에 기반한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정보·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폭탄을 퍼부으며 통상 전쟁을 벌이고, 전통적인 동맹을 경시하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두 정상은 인공지능(AI), 핵심 광물, 청정에너지 분야의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카니 총리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유럽이 아닌 나라 중 가장 유럽적인 나라”라며 동질감을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 또한 “우리 둘 다 국제 규칙을 존중하는 공정 무역이 모든 이의 번영에 좋고 관세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카니 총리는 같은 날 런던에서 스타머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두 나라는 가장 가까운 주권 동맹국이자 친구”라며 영연방 회원국인 두 나라가 공통의 역사를 기반으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저녁 런던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의 영접을 받았다. 찰스 3세는 캐나다 국기 색인 붉은색 넥타이와 캐나다 훈장 ‘라펠 핀’을 착용했다. BBC방송은 “찰스 3세가 캐나다에 지지를 보낸 상징적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X’에 “캐나다 주권에 대한 확고한 수호자(영국)가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3∼2020년 외국인 최초의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지냈다. 이로 인해 찰스 3세를 비롯한 영국 정관계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 그린란드 인접지도 방문

카니 총리가 프랑스와 영국을 첫 순방국으로 찾고, 현지에서도 가까운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영국 타임은 “캐나다의 초기 존재를 형성한 두 유럽의 수도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가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프랑스 및 영국 이주민들과 기존 원주민의 기반으로 건국됐음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캐나다 맥길대의 다니엘 벨랑 교수(정치학)는 “캐나다가 과거 식민지 강국 두 곳과 강력한 유대감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카니 총리는 이번 순방 과정에서 캐나다 최북단 영토이자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인접한 누나부트 준주(準州)의 주도 이칼루이트를 들르기로 했다. 역시 그의 반트럼프 행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뒤 거듭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만들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니 총리가 언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지는 알 수 없다. 카니의 전임자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를 ‘미국의 51번째 주지사’로 폄훼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총리의 집권 후 아직까지는 그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취임식 당시 “어떤 방식, 어떤 형태로든 캐나다는 절대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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