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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10년간 20배 성장한 이 펀드…농식품 혁신 'K-애그테크' 젖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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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의 빅리그]박춘성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운용본부 본부장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는 거대한 자본과 영향력을 가진 '빅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바로 출자자(LP)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창업자나 VC보다 주목받진 않지만, LP의 출자 전략과 규모에 따라 벤처 생태계의 미래가 결정된다. 글로벌 혁신경쟁 시대 빅리그의 주역들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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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성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운용본부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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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인구 1인당 경지면적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국가농식품통계서비스에 따르면 농가인구 1인당 경지면적은 2014년 6145㎡에서 7238㎡으로 늘었다. 한 명이 축구장보다 넓은 면적을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국내 총 경지면적이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인구 고령화 등을 이유로 농가인구가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넓어진 경지면적 만큼 생산성을 높일 혁신기술과 젊은 세대들이 뛰어들 수 있는 고부가가치 농산업의 등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은 지난 15년 동안 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이하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해 혁신의 씨앗을 뿌려왔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농림수산식품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2010년 출범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요 LP(출자자)로 지난해 말 기준 총 140개 자펀드를 결성해 2조2776억원을 운용 중이다. 그동안 농식품 모태펀드가 가져온 변화는 무엇이며 앞으로의 역할은 무엇일까. 농식품 모태펀드를 이끌고 있는 박춘성 농금원 투자운용본부 본부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10년 동안 20배 성장 농식품 모태펀드…내부수익률 7.3%

머니투데이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개요/그래픽=이지혜


박 본부장은 농식품 모태펀드의 성장 단계를 △탐색 △육성 △확장으로 설명했다. 우선 농식품 모태펀드가 출범한 직후인 2010년부터 5년 간은 주로 1차 농산업과 수산업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정책 목적 투자를 집중했다. 이후 2015~2020년은 투자 영역을 다변화했다.

박 본부장은 "1차 농산업 위주에서 스마트팜, 6차산업 등 부가가치 영역으로 출자를 넓혔다"며 "농식품 산업의 신성장 분야 투자와 더불어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컨더리펀드도 결성했다. 2018년부터는 지역경제 활성화 펀드는 비수도권 투자 활성화에도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5년 간은 농식품 모태펀드의 결성액이 2조원을 달성하는 등 규모 면에서 10년만에 20배로 성장했다"며 "민간제안펀드 도입, 펀드통합 등 제도개선으로 민간자금 유치를 확대하는 등 시장 친화적인 방향으로 출자전략을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현재까지 총 22개 자펀드를 청산해 7.3%의 내부수익률(IRR)을 거뒀다. 농식품 분야 특성상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 등 회수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이중 가장 높은 청산 수익률을 기록한 건 '아주아그리젠토투자조합'이다. 아주IB투자가 GP(위탁운용사)로 2011년 결성해 31.49%의 높은 IRR을 기록했다.

박 본부장은 "출자사업을 진행한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낮았다"며 "선제적으로 농식품 분야를 선점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1인당 경지면적이 임계점에 다다른 만큼 이와 관련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식품 스타트업·VC 징검다리…"딜소싱부터 직접투자까지"

박춘성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운용본부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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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농금원의 가장 큰 고민은 시장과 투자자 간의 간극을 메꾸는 일이다. 매일 다양한 혁신기술을 마주하는 VC 입장에서 농식품 스타트업의 기술적 수준은 기대에 못 미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농식품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도 외면 받기 일수다.

박 본부장은 "농금원의 역할은 피투자사와 VC 간의 간극을 채워주는 역할"이라며 "출자사업 선정 단계부터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LP-GP 교류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연 2회 시장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투자전략협의회를 통해 앞으로 출자전략을 구상한다.

투자지원부라는 실질적인 지원 조직도 운영 중이다. 투자지원부는 일종의 액셀러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VC와 접점이 없는 농식품 스타트업을 GP와 연결하고, GP가 투자를 집행한 이후에는 해당 포트폴리오사가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을 연결한다.

박 본부장은 "최근 여러 기관들이 농식품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투자지원부의 역할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며 "올해부터 투자지원부의 부서명을 투자금융부로 변경하고, 초기 농식품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직접투자 대상은 기업가치 50억원 수준의 초기 농식품 스타트업이다. 박 본부장은 "현 출자사업 구조로는 아무래도 기업가치 100억~200억원 규모의 농식품 스타트업에 투자가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며 "이로 인한 공백을 농금원이 직접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다른 출자기관과 달리 농금원은 LP의 역할을 VC에 대한 유동성 공급에 국한하지 않고, GP 딜소싱 지원, 포트폴리오사 벨류업, 농식품 투자정보 공유까지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와 같은 선진 투자방식을 도입하고, 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의 투자목적회사(SPC) 설립 등 민간자본의 농식품 투자시장 유입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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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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