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밀착카메라는 세금 수십억 원을 들인 전국의 낚시 공원들이 방치되고 있는 현장을 앞서 전해드렸습니다. 보도 이후 각 지자체들은 보수공사를 약속했는데 저희가 다시 현장을 찾아가봤더니 이 약속은 말뿐이었습니다.
이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8년 세금 총 88억원을 들여 만든 전남 장흥군 정남진 낚시공원.
제가 6개월 전에 이곳에서 이 기둥 부식된 걸 보도해 드렸었는데 이렇게 손이 들어갈 정도로 더 부식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빨리 철거하지 않으면 위험할 정도로 보이고요.
그리고 여기 낚시객들이 발 딛고 서는 철판인데 여기도 이렇게 틈이 많이 벌어진 상태라 교체가 시급해 보입니다.
대표적인 게 또 있습니다. 이곳 보행로의 연결 부위가 이 시멘트가 계속 망가지고 있어서요.
이것도 빨리 보수 공사가 필요한 그런 상황입니다.
6개월 전 보도 당시 장흥군청은 '작년 가을 내에 다시 문 여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보수공사엔 또 세금 6천만원 더 들어갑니다.
[장흥군청 관계자 : 보수가 끝나면 저희가 또 공고를 띄워서 운영할 사업자를 찾을 건데 바로 선정된다면 올 6월쯤이나 저희가 예상합니다.]
다 고치고 나면 또 태풍과 장마철 쯤입니다.
[마을 주민 : 손님이 와야지 손님도 없고 해봤자. 투자할 필요가 없어. 여기는 틀렸어.]
고쳐 쓸 수나 있으면 다행입니다.
세금 38억원 들인 이 수상가옥 4동.
너무 심하게 망가지고 부식됐다보니 장흥군은 결국 공매로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사갈 사람이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국민 세금을 낚은 낚시공원' 다른 지역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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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법동 낚시공원 앞입니다.
거제시가 2020년에 예산 44억 원 들여서 문을 열었는데 딱 2년 정도만 운영하다 계속 방치돼 6개월 전에 제가 이곳에서 취재를 했습니다.
당시 거제시가 이렇게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지난해 9월 9일 보도 당시 거제시 관계자 : 운영상 조금 미흡한 점이 있어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위탁 관리… 내년 1월 1일에 재개장하는 거로 추진…]
올 1월 재개장 이거 지켜졌을까요? 지금 제 앞을 비춰주십시오.
여전히 폐쇄된 상태입니다.
긴 나무 데크를 따라 가면 수상가옥까지 갖춰진 수상 낚시터가 나옵니다.
이 내부는 좀 정리가 더 된 것 같습니다.
원래 6개월 전에 왔을 때는 이곳에 잡은 물고기를 손질해 주는 일종의 매점 같은 곳이 있었는데 그게 다 정리가 됐네요.
방치됐던 안내판, 화장실 등을 개선하는데 또 세금 6500만원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문 여는 건, 올 9월은 돼야 할 거란게 거제시청 설명입니다.
보수 공사를 하다 보니까 이렇게 나무 데크까지 완전히 갈아야 할 부분이 발견이 돼서 예산을 추가로 2억 5천만 원 더 편성을 한 상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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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세금 54억은 들인 경남 남해군 해양낚시레저공원입니다.
수심이 낮아 낚시터를 지으면 안되는 데도, 2022년 11월 기어이 문을 열었고, 역시나 손님은 없었습니다.
6개월 전 취재했을 당시 남해군청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해 9월 9일 보도 당시 남해군 관계자 : 시설을 아예 놀릴 수는 없는 상황… 레저 체험, 교육 등 할 수 있게 준비 중…]
그런데 올해로 지어진 지가 햇수로 3년째인데 여전히 이 현수막처럼 '시범 운영'만 할 뿐 '정상 운영'은 못하고 있습니다.
제 뒤 이 2층짜리 회색 건물, 이거 8억 들여 지은 관광객용 펜션인데 뒤늦게 농어촌 민박 관련 규정에 어긋난다는 게 확인이 돼서 이걸 어떻게 활용할지 아직도 결정 못한 상태라고 합니다.
[남해군청 관계자 : 법인이나 단체가 소유한 건물로 농어촌민박업 하는 건 농어촌정비법 취지에 안 맞는다는 유권해석 때문에…]
그나마 6개월 전과 달라진 건, 샤워장, 체험용 카약 같은 시설과 장비가 더 생겼다는 것.
여기에 세금 1억 5천만원이 또 들었습니다.
[마을 주민 : 사업 규모가 너무 크다 보니까 동네에 손님이 와야 뭐 이렇게 인건비라도 건지고 운영이 되고 이럴 텐데…]
본격적으로 날이 풀리면 단체 체험 학습 손님을 유치해 보겠다는게 남해군의 계획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앞으로도 돈 들어갈 곳은 많고 제대로 활용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정밀한 검토 없이 나랏돈 줄줄 새고 있는 사업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작가 유승민 / VJ 장준석 / 영상편집 김동준 / 영상디자인 김관후 / 영상자막 홍수현 취재지원 홍성민]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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