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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우리금융 경평등급 3등급으로 강등..보험사 인수 금융위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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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종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730억원 규모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로 인한 내부통제 부실이 등급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요건인 2등급을 맞추지 못해 인수합병(M&A)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금융위원회가 경영 건전성 개선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실시한 우리금융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경평 등급을 최종 3등급으로 확정, 이번주 안에 우리금융 및 금융위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융지주사에 대한 경평 등급은 5단계로 구분되는데 우리금융은 지난 2021년 2등급을 받았고 이번에는 3등급으로 한 단계 강등됐다. 등급별로는 플러스(+), 제로(0), 마이너스(-) 3단계로 세분화 되는데 우리금융의 경우 직전 2등급 마이너스(-)에서 이번에 3등급 플러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금융지주사가 경평 3등급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한 차례 3등급을 받은 것 외에는 대부분 2등급 이상은 유지해 왔다.

우리금융의 경평 3등급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이 결정적인 요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초 우리금융에 대한 중간검사 발표에서 "부실한 내부통제에 상 줄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 회장 부당대출 이외에도 우리은행에서 잇따라 발생한 배임·횡령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부실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우리금융의 경평등급은 금융당국이 진행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과 보험사 인수를 위한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15일에는 금융당국에 자회사 편입승인 심사 신청을 했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경평 2등급 이상이어야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

다만 등급이 미달이어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됐다고 금융위가 인정하면 예외 승인은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경평 등급이 3등급이었던 지난 2004년에도 LG투자증권 인수를 승인한 적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 등급을 이번주 금융위에도 전달할 예정"이라며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는 최종적으로 금융위가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최근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하는 등 보험업권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도 금융당국의 심사에서 일부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무산될 경우 보험업권의 잠재 매물이 2곳 추가돼 금융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의 보험 자회사 편입 여부는 5월 전후 금융위에서 최종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심사 승인 신청 후 60일 이내에 심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추가 자료 요청 등으로 소요되는 기간은 심사 기간에서 제외돼 통상 60일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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