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국내 증시 유망주
■ 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은 기존 외교적 관계를 따르지 않는다. 관세 이슈가 보여주듯 예측이 어렵고, 미국 우선주의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면 동맹국인 한국도 규제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제나 위기 속에 기회가 있기 마련이다. 투자자로선 MAGA를 분석해 그 흐름을 최대한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중앙일보 머니랩은 한국 증시에서 기회를 찾아봤다. 이미 트럼프 수혜주로 알려진 K조선·방산이 앞으로 더 오를 수 있을지 짚어보고, 그 외에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도 소개한다. 미국 증시가 불안한 투자자라면 K증시에서 기회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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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주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호황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성과도 좋았고, 주가도 많이 오른 상태다. K조선이 더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내놓은 중국 선박 제재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재안에 따르면 중국산 선박은 미국에 입항 시 최대 150만 달러(약 22억원)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산 선박을 다수 보유한 세계 최대 해운사인 스위스 MSC는 미국에 입항할 때마다 최대 250만 달러(약 36억원), 연간으로는 수십억 달러 이상 수수료를 내야 할 수 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비현실적인 금액이라 논란이 있겠지만, 중요한 건 트럼프가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다. 모든 선사가 최악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처럼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중국산 선박을 줄일 것을 요구하면 글로벌 선사의 남은 선택지는 사실상 한국 조선뿐이다.
신재민 기자 |
트럼프는 취임 이후 빠르게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국방비를 삭감할 계획이고, 러시아와도 협상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자 유럽 각국은 ‘각자도생’을 위한 무장 계획을 내놓고 있다. 영국은 해외 원조를 줄여 국방비를 늘릴 계획이고, 독일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특별 방위비 편성을 언급했다. 증권가에선 유럽 국방비 증액이 K방산 수출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 방산업체들이 유럽 내부에 물품을 더 많이 납품하면, 한국 입장에선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서 치열하던 수출 경쟁이 완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 내 수요가 초과하면 한국이 직접 수출을 늘릴 수도 있다.
신재민 기자 |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폭발적 증가, 미국의 낡은 전력망은 지난해 전력기기업체 주가가 랠리를 펼친 이유였다. 미국은 변압기 공급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국내 전력기기 업체의 최대 고객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전력기기 관련주의 주가는 주춤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중국산 저비용 고효율 AI인 ‘딥시크’가 등장하면서 거대 데이터센터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둘째, 변압기에 대한 관세 우려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전력공급 업체들을 통해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가 줄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에 대한 우려를 표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오히려 딥시크 이후 주가 하락으로 변압기 회사들의 주가 매력도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신재민 기자 |
관세 우려도 과도하다는 분석이 더 많다. 미국 내 생산만으로 변압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에 혜택을 줄 가능성은 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은 북미 생산시설을 꾸준히 늘려 왔고, LS일렉트릭도 미국 법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신재민 기자 |
트럼프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 대신 화석연료 활용을 독려하는 가운데, 강관(쇠파이프) 업체들이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미국의 신규 유정(油井) 투자가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강관 수요도 늘기 때문이다. 미국이 유정용 강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문제는 철강 제품 관세 리스크다.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일괄 적용했고,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도입도 4월 2일로 예고돼 있다. 다만 업계에선 한국 철강 제품 관세가 캐나다나 멕시코보다는 낮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근영 디자이너 |
트럼프의 관세 폭격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분야가 ‘K뷰티’다. 지난해 미국이 화장품을 많이 수입한 국가는 한국·프랑스·캐나다 순이다. 현재로선 중저가 제품 경쟁자인 캐나다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에 한국이 이득을 볼 수 있다. 관세가 부과된다 해도 미국 내 매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아마존에서 팔리는 한국 화장품이 10달러 초중반에 불과해 관세를 판매가에 전가해도 소비자 구매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해제되면 K뷰티는 더욱 상승할 여지가 있다. 주가 측면에서는 대형 업체보다 중소·인디 화장품 브랜드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투톱인 한국콜마, 코스맥스가 주목받는다. 미국 내 K뷰티 소비층인 MZ세대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회자되는 인디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모두 지난해 2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톱2 업체로의 집중도는 더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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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9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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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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