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EU 상대하는 스타머 총리
신중함과 유연성으로 중재자 활동
난타전 트럼프·젤렌스키 화해시키고
‘의지의 연합’으로 유럽패싱 대안 제시
파병 속도내고 대러 압박 합의 이끌어
브렉시트 후 대서양외교 중심 우뚝
신중함과 유연성으로 중재자 활동
난타전 트럼프·젤렌스키 화해시키고
‘의지의 연합’으로 유럽패싱 대안 제시
파병 속도내고 대러 압박 합의 이끌어
브렉시트 후 대서양외교 중심 우뚝
기자회견하는 영국 총리 [EPA = 연합뉴스] |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전 보장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 주도로 발족된 ‘의지의 연합’ 참여국들이 휴전 가능성을 대비해 평화유지군 파병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이 미약했던 영국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일으키는 글로벌 지정학의 급변동 국면에서 미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부활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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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변화의 중심에는 뜻밖에도 소심하고 조용할 것 같았던 스타머 총리가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딱딱하고 내성적인 듯한 그의 성향이 국내 정치에서는 단점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외교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머 총리의 이 같은 성격이 중재자 역할에서 강점으로 작용해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엇갈린 관계를 풀며 임시 휴전 제안을 이끌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 [로이터 == 연합뉴스] |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지도자들에 대한 지지를 이어 간 것은 물론, 미국과의 다리 역할을 자처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어 우크라이나에 국가안보보좌관을 파견해 휴전 협정 초안을 마련하도록 도왔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별도 정상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평화 의지를 전달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담에서 극적으로 30일간의 휴전 제안이 도출됐다.
유럽 정상들과 젤렌스키 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
유럽을 상대로 한 그의 노련한 리더십은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스타머 총리는 전후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협력할 의지가 있는 유럽 및 영연방 국가들을 영합해 런던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의지의 연합’을 발족했다. 푸틴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지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유럽의 목소리를 한곳으로 모으며 사실상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머 총리가 실용적인 외교와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유럽의 결속을 이끌고 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크라이나 휴전 및 종전 협상 과정에서 평화유지군 파병 문제가 대표적이다. 영국·프랑스를 제외한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전후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는 데 소극적인 입장이다. 미국에 전후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가세할 것을 설득하는 것도 난제다.
영국이 미국을 대신해 서구 세력을 규합하고 나서자 러시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대외정보국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오늘날 영국은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 직전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주요 ‘전쟁광’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영국이 트럼프의 평화 중재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이같이 보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관계를 재설정하면서 영국이 러시아의 새로운 주적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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