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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 승기 잡은 푸틴, ‘30일 휴전안’ 안갯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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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탈환 목표로 시간 끌기

트럼프, SNS서 푸틴 옹호

대러 압박 나설지 ‘미지수’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체르니히우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받은 아파트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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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 ‘30일 임시 휴전안’이 미국과 러시아 간 힘겨루기 탓에 표류하고 있다. 러시아가 시간 끌기에 돌입하면서 이른 시일 내 휴전안이 타결될지는 안갯속이다. 러시아가 최근 탈환 속도를 올리고 있는 쿠르스크 전황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휴전안에 대해 “휴전 자체는 옳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을) 지지한다” 등 원칙적으로는 동의했다. 그는 동시에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요구 조건을 늘어놓고 있다. 휴전 기간 우크라이나의 병력·무기 보강 중단 등이 대표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란 점에서 휴전에 이를 가능성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트럼프가 서두르려는 평화 협정까지는 험한 길이 놓여있음을 암시한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이 신속한 휴전을 피하려는 주요 배경 중 하나로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리고 있는 쿠르스크 전선 상황이 꼽힌다.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 상황을 거론하며 “30일 휴전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유리한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쿠르스크를 완전히 탈환해 휴전 협상에서 압도적 우위에 설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1300㎢ 이상을 점령했지만 현재 3분의 2 정도를 다시 빼앗긴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지역을 대부분 통제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완전히 고립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러시아의 태도를 바꿔 휴전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할 열쇠를 쥔 건 미국이라고 BBC는 전했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러시아산 원유·가스 수입국에 대한 제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정보지원 등이 미국의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양보’를 전제로 푸틴 대통령에게 주파수를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압박에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푸틴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며 협상 진행 상황을 치켜세웠다. 그는 러시아를 방문한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를 푸틴 대통령이 9시간이나 기다리게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가짜뉴스” “구역질 나는 퇴물들의 보도” 등 맹비난을 퍼부었다. 또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인 키스 켈로그의 역할을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으로만 축소했는데, 대러시아 강경파로 꼽히는 그를 종전 회담에서 배제해달라는 러시아 측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BBC는 “‘마이웨이’에 익숙한 두 완강한 지도자가 상충하는 주장을 하며 맞서고 있다”면서 “누가 먼저 굽힐지, 미국의 ‘조심스러운 낙관론’에도 휴전 전망은 오리무중”이라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이 통화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30일 휴전안이나 다음 회담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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