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드는 국내 전기차 시장

현대차·기아, 내수 점유율 70.4%…테슬라는 15%대로 줄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이 70% 선을 회복했다. 반면 미국 브랜드인 테슬라는 점유율이 15%대로 줄었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내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0.4%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60.1%)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수입 전기차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34.9%에서 26.4%로 감소했다.

지난달 현대차 전기차는 총 5346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667대)의 8배 이상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아이오닉5(1463대)가 지난해 같은 기간(224대)의 6배가량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1061대)도 1000대 넘게 팔렸다. 기아 전기차(4666대)도 전년 동기(1273대) 대비 4배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차 기아 EV3는 2257대가 팔려 전기차 가운데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이는 신차 효과와 함께 국비 보조금 선제 지급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과거의 경우 연초에 차종별 보조금이 정해지지 않아 전기차 수요가 적었다. 하지만 올해는 환경부가 예년 대비 한 달 이상 빠른 1월15일 보조금 지침을 발표하면서 지난달부터 판매가 늘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34.9%로, 이 중 테슬라는 21%를 차지했다. 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정 수요층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달 테슬라는 신차 가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등으로 내수 전기차 점유율이 15.6%에 그쳤다. 주력 차종인 모델 Y는 2020년 국내에 출시된 차량이다.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모델 Y의 부분변경 모델 ‘모델 Y 주니퍼’가 국내에 정식 입고돼야 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본다. 중국 전기차의 본격 내수 판매도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 업체 BYD(비야디)의 아토3가 한국 정부의 보조금 관련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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