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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일)

‘공부하는 관광객’ 런케이션 공들이는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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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제주대, 국내외 대학들과 교류 확대 협약 잇따라

학생들, 계절학기 학점 따면서 문화체험 ‘일석이조’

중장년 위한 프로그램도…재참여 의사·만족도 높아

중앙대, 제주대 학생과 교직원 120여명이 지난해 7월 제주도와 런케이션 협약을 체결한 뒤 해안도로에서 플로깅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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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워케이션(일+휴가)’ 방문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직원 복지 등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권장하는 정부, 공공 기관도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도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공부하는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런케이션(Learning+Vacation)’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대학교는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와 런케이션 사업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도는 지난해에도 중앙대를 시작으로 국내 6개 대학과 런케이션 교류 확대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런케이션은 협약을 맺은 학교의 학생들이 계절학기를 활용해 제주에 머물면서 학점도 따고, 제주의 자연·문화 체험 기회를 누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계절학기 과목 외에도 각 학교에서 주문하는 특화 프로그램을 신설하거나 과목을 다양화해 운영한다. 3~6월 중에도 경희대 학생 20여명이 한 달 동안 남원읍 신흥1리에 머물면서 마을 주민과 협업해 지역 상품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도는 지난겨울 계절학기 기간(3주) 제주를 찾은 학생들에게 일주일 더 머물 경우 기숙사비의 절반을 지원했다. 전체 참여 학생 509명 중 절반 이상이 일주일 이상 추가로 제주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올해부터 제주를 찾는 런케이션 참여 학생에게 지역화폐로 5만원의 소비 바우처를 추가 지원한다.

도 관계자는 “런케이션 사업을 활용해 청년층인 대학생을 유입시키면 도내 대학의 학생 수 부족 문제를 보완하고 장기 체류에 따른 생활인구 확대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제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청년들이 다시 찾아 취업하고 정주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케이션이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만은 아니다. 중장년층을 위한 런케이션도 이어지고 있다. 배움과 휴식을 병행하는 여행을 의미하는 만큼 자녀를 동반한 가족여행에 학습적 요소를 더한 형태로도 운영된다. 중장년층의 재교육 수요를 겨냥한 프로그램 운영도 가능하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은 지난해 10~12월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 3회에 걸쳐 일반인 대상 ‘제주 가치 공감 런케이션’ 온라인 모집을 진행했다. 제주의 지질과 목축, 4·3 유적지 탐방, 제주문화 체험 등이 주요 프로그램 내용이다. 항공비와 숙박비, 식비는 본인 부담이며 진흥원에서 프로그램 운영비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모집에 응한 총 69명의 참가자 중 50대 37.7%, 60대 20.8%, 40대 18.8% 등 중장년층이 다수였다.

해당 런케이션을 마친 53명을 상대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점 만점 중 4.79점의 높은 만족도가 나왔다. 재참여 의사(4.68점)와 추천 의사(4.77점)도 높았다. 참가자들은 ‘제주여행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4·3의 역사를 가진 제주도민의 아픈 현실을 알게 됐다’ ‘남방큰돌고래를 직접 관찰하고 공존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 결과 가족 혹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참가자의 학력 수준을 고려한 주제 선정, 단계별 콘텐츠 구성과 해설, 런케이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향후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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